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아주 머나먼 곳>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수영(동화작가)

 

행복은 정말 먼 곳에 있는 걸까?

나의 ‘아주 머나먼 곳’은 어디일까? 그곳에 가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제목만으로도 막연한 그리움을 자극하는 모리스 샌닥의 <아주 머나먼 곳>은 자신에게 소홀한 엄마 때문에 화가 난 주인공 마틴을 통해 우리 마음속의 이상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마틴은 아기를 목욕시키느라 뭘 물어도 답해주지 않는 엄마 때문에 화가 나서 ‘아주 머나먼 곳’을 찾아 떠난다. 그곳에 가면 누군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해줄 거라고 믿으면서. 길가에서 만난 참새와 말은 ‘아주 머나먼 곳’을 그리워하다 못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린다. 마침 그 옆을 지나던 고양이가 ‘아주 머나먼 곳’을 알고 있다고 하자 모두들 그곳에 가면 영원히 행복해질 거라며 기뻐한다.

 

고양이가 데려간 곳은 모퉁이에서 두 번째 창문이 있는 지하실이었다. 동생 때문에 외면당한 마틴과 도시의 천박한 새로 전락한 참새, 평생 마차를 끄느라 늙고 지친 말과 누구에게나 귀찮은 존재인 길고양이는 그곳에서 스스로를 돌본다. 그곳은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머물 수 있는 시공간, 그들만의 이상향이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너무 자신만 돌보느라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았던 탓이다. 마틴의 질문은 너무 많았고, 참새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으며 고양이의 노래는 시끄러웠다. 각자가 추구하는 행복이 상대방의 행복에 방해가 되었다. 다시 혼자가 된 마틴은 망설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아기 목욕이 끝날 때까지 계단에 앉아 기다리리라 다짐하면서.

 

모리스 샌닥은 마틴의 ‘아주 머나먼 곳’ 찾기 여정을 통해, 이상향은 막연한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며, 상대방을 배려할 때 ‘아주 머나먼 곳’에서 ‘지금 여기’로 성큼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틴이 엄마와 아기를 배려하는 순간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처럼. 그 행복의 시간은 분명 마틴과 동물들이 두 번째 창문이 있는 지하실에서 경험한 ‘한 시간 반’보다는 훨씬 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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