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 책 <실물크기 유물로 보는 역사 도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태웅(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 역사가)
설명하는 대신 보여주는 역사, 역사의 증거물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책!
이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랍다’는 것이었다. 실제 크기로 유물을 본다는 것의 시각적 효과는 대단하다.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듯 생생할뿐더러 유물에 담긴 역사 그 자체가 선명하고 풍부하게 다가온다. 작은 사진으로만 보던 유물들이 책에서 튀어나와 눈에 들어오고 손에 잡히는 느낌이란 신선한 감동이다. 이렇게 유물 하나하나를 제대로 살펴보며 그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공부할 수 있게 구성되어 어린 학생들도 역사가 ‘살아있는 지식’이라는 것이 실감날 것이다.
그저 페이지를 넘기며 유물들만 보아도 우리 역사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먹도끼에서 태극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을 빠짐없이 소개하려는 자세가 마음에 든다. 각 유물과 우리 역사의 관련성을 꼼꼼히 따진 본문이 흥미롭고, 유물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다. 전문 용어를 가급적 쓰지 않고 일상 언어로 설명하려는 저자와 편집자의 배려가 눈에 띤다. 역사학이나 고고학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한 번 읽으면 그 뜻을 대번 알 만큼 쉽고 술술 읽힐 것이다.
이 책은 또 볼거리가 풍부하다. <단원풍속도첩>은 25점의 풍속화를 모두 소개하는 것이나 1.5배 크기로 확대해 인물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드러낸 것, 각각의 그림에 담긴 역사적 의미까지 놓치지 않는 정보가 담겨져 겨우 4쪽 안에 한 권의 단행본을 담아 놓은 것 같다. <대동여지도> 22권을 모두 펼쳐 우리나라 전도를 만들어 보여 준 것도 신선하다. 주먹도끼는 한 손으로 쥐기에는 조금 버거워 보이고, 갈판에서는 수수를 가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렸다. 청동 잔무늬거울의 기하학적 문양을 보다 보면 고대인들의 경탄이 귀를 간질였다. 보는 이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관촉사 석조미륵보살 입상의 눈은 또 어떤가? <수월관음도>의 관세음보살이 입은 천의의 화려한 무늬는 경탄을 자아낸다. 의미 있는 역사적 주제 아래 유물을 한데 모아 보여 주는 코너도 친절하다. 안압지 주령구 사진이나 광개토대왕릉비 사진, 석굴암 본존불의 뒷모습 등을 비롯하여 다수의 희귀한 사진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한마디로 <실물크기 유물로 보는 역사도감>은 역사를 설명하기보다 증거물 하나하나를 짚어 보여주는 역사책이다. 유물이 품은 역사를 알기 위해 유물의 어디부터 보고, 무엇을 더 주의 깊게 보면 좋을지를 치밀하게 계산하여 매 페이지를 짜임새 있게 구성해 놓았다. 사용 방법이나 제작 과정을 보여 주는 사진은 백 마디 말, 천 마디 글보다 효과적이라 하겠다.
아이들은 물론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다 함께 유물에 스민 겨레의 내음을 즐기기 바란다.
전문가가 선택한 5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