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아주 먼 바다 외딴 곳 작고 작은 섬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천미나(번역가)

 

‘탱글우드’는 제목 그대로 아주 먼 바다 외딴 곳 작고 섬에 하나뿐인 나무입니다. 소리쳐 불러보지만 바다표범도, 바닷새도, 돌고래도 탱글우드의 부름에 대꾸조차 하지 않지요.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운 나무, ‘외로워서 죽을 수도 있을까?’ 하고 슬퍼하던 어느 날, 뜻밖에도 세찬 폭풍우를 피해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듭니다. 그러나 마침내 친구가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 갈매기는 가족을 찾아 다시 떠나고 맙니다.

 

<아주 먼 바다 외딴 곳 작고 작은 섬에>는 무엇보다 글과 그림의 조화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작품이 소개된 호주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인 마거릿 와일드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절제된 글을 통해 ‘탱글우드’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으로 풀어냅니다. 더불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페이지 한 가득, 때로는 마치 창문 너머로 펼쳐진 풍경을 보는 듯이 구성된,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비비안 굿맨의 그림은 마거릿 와일드의 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지만 이 작품 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이 작품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탱글우드는 혼자이기에 외로움을 느끼지만, 복잡한 도시 생활을 하는 우리들도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한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다르지 않겠지요. 이 작품을 읽으며 문득 궁금해집니다. 외로운 탱글우드를 보며 아이들은 어떤 기분이 들까? 아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은 어떤 때 외로움을 느낄까?

 

또한 이 작품은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친구는커녕 단 한 번도 가족을 가져 본 적이 없는 탱글우드는 가족을 찾아 떠나는 갈매기에게 가족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가족이란 사랑과 믿음이야. 가족이란 세상 모든 것이란다.”라는 갈매기에 대답에 그만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지요. 갈매기의 말대로 가족은 늘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영원한 지지자이자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는 존재입니다. 때로는 서로 마음에 없는 상처를 줄 때도 있지만, 늘 곁에 있기에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자연을 되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탱글우드는 한 그루의 나무일뿐이지만 갈 곳 잃은 갈매기에게 쉴 곳을 내어 주고 새로운 삶을 선사합니다. 그뿐 아니라 갈매기들이 물고 온 씨앗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 탱글우드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니, 신기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의 논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듭니다.

 

탱글우드는 이야기 속에서 외로움, 슬픔, 기쁨, 그리움, 행복과 같은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습니다. 이 책을 읽는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탱글우드가 느끼는 모든 감정의 변화에 어렵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 번 읽고 덮어두기에는 아까운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그림책으로, 가족과 함께 두고두고 읽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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