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의 전문가 추천사 입니다.

 

글 : 박숙경(아동문학평론가)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의 주인공 정마니는 덩치가 커 남자애처럼 보이는 열세 살 소녀다. 듬직한 몸집과 달리 성격이 예민해서 주변 사람들 일에 하나하나 신경 쓰느라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엄마는 성공 강박증에 걸려 집 안 곳곳에 명언 액자를 걸어 놓고, 실직한 후 간신히 들어간 직장에 영 적응 못 하는 아빠는 무기력하고, 소아 우울증에 걸린 동생 차니도 걱정이다. 그런데 동생 차니가 아빠 회사 사장님 집에서 앵무새를 훔쳐 오고 말았다. 뭐든 자신 있게 큰소리치는 엄마는 남 탓만 하고, 아빠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하고, 동생은 앵무새를 돌려주기 싫다고 막무가내다. 결국 이 일을 해결할 사람은 이 집의 큰딸 정마니 ‘나’뿐이다! 이 와중에 눈치 없이 끼어드는 학교 친구들, 사장님 아들인 반항아 수혁이 일까지 꼬여 정마니는 신경쇠약 직전에 몰리지만, 이름 그대로 ‘정 많은’ 주인공 마니는 가족, 친구, 모든 사태의 근원인 앵무새까지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결말을 기어코 찾아낸다.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은 실수로 데려온 앵무새를 돌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이상 어른들의 ‘앵무새’가 되기 않겠다며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용기 있게 첫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꿈은 무엇인지 당장 대답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이제부터는 내 힘으로 작은 것부터 인생을 꾸려 가겠다는 아이들의 다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다.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엄마가 멋대로 벽에 붙여 놓은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들로도 가득하다.”는 명언을 “세상은 기쁨으로 가득하고 그걸 즐기는 나로 가득하다. 나는 나를 믿는다. 정마니”로 바꿔 놓는 것이다.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인생의 조언자로 세우는 장면은 우리 아동문학에서 인상적인 한 장면으로 기억할 만하다. 화려한 성공만을 좇고 너도 나도 멘토를 자처하는 요즘 같은 때, 성공 아닌 행복을, 흔한 멘토가 아닌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건강한 어린 주인공의 등장을 반긴다.

 

 

전문가가 선택한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