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책 <용감한 젊은이와 땅속 나라 괴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정경 :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이야기
아주 먼 옛날, 글이 없거나 글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이야기 듣기를 좋아했습니다. 그 이야기들 가운데 몇몇은 지금까지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우리 곁에 남아 있지요.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를 주제로 한 《용감한 젊은이와 땅속 나라 괴물》 이야기도 이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 젊은이가 땅속 나라 괴물에게 잡혀간 공주들을 구하는 이이야기는 특히 인기가 많았답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오는 이야기가 수십 편이 있을 정도로요. 이 옛이야기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람들은 인간보다 힘이 센 괴물을 평범한 젊은이가 물리치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는 괴물이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곤경에 빠진 공주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이들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젊은이의 이 무모한 도전을 응원하게 되죠. 또한 사람들은 머리 아홉 달린 땅속 나라 괴물을 물리치는 데 지혜를 발휘하는 공주들의 활약에도 손뼉을 칩니다. 공주들은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땅속까지 찾아온 젊은이가 괴물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자 ‘장수되는 물’을 가져다주고, 괴물을 속여 약점을 알아내며, 무쇠칼에 잘린 괴물의 아홉 머리가 다시 몸통에 붙지 않도록 재를 뿌립니다. 가만히 앉아서 젊은이가 구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공주가 아니라 땅속 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궁리하는 모습이 멋져 보이지 않을 리 없지요.


여기에 더해 이 옛이야기는 용기를 갖고 옳은 일을 하면 결국 하늘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 주죠. 젊은이와 함께 길을 떠난 무사들이 배신해 땅속 나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젊은이는 산신이 남긴 말을 타고 땅속 나라에서 벗어납니다. 젊은이가 무사들을 처치하고 거짓을 바로잡는 장면은 옛이야기의 틀이기도 한 착한 이는 복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그리고 있지요. 이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이기도 해요.


《용감한 젊은이와 땅속 나라 괴물》은 땅속 나라 괴물과 싸우는 용감한 젊은이와 씩씩한 공주를 응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야기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이야기를 읽고 비슷한 마음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니, 우리는 언어가 다르고 사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친구가 될 수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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