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책 <철새, 생명의 날갯짓>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황보연(조류학자)


“철새는 왜 계절에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걸까? 한 곳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살면 힘들지 않고 편할 텐데…….” 우리는 따뜻한 봄이나 서늘한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철새를 보면서 이러한 궁금증을 품습니다. 이 호기심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졌으며, 많은 과학자에게 오랜 숙제와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성경이나 옛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철새의 이동을 이야기했고,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노비는 매년 같은 제비가 같은 곳으로 오는지가 궁금해서 제비 다리에 작은 천 조각을 다리에 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철새의 장거리 비행에 대한 자료가 축적되기까지는 ‘제비가 겨울철이면 물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는 것이다.’라는 우스운 추측이 나오는 등 연구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요. 오늘날에야 비로소 인공위성을 이용한 추적 장치 등 첨단 과학이 발달하며 철새들의 이동 속도와 경로 등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철새가 왜 힘들여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다양한 가설과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 축적된 연구와 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철새 120여 종을 나라별로 분류하고 주요 경로, 번식지와 월동지, 이동 습성, 번식 습성 등 탄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많은 양의 정보만을 전달하기 위한 책은 아니지요. 작가는 ‘철새는 더위와 추위로부터 생명을 지키고,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풍부한 먹이와 살기 좋은 장소를 찾아 이동한다.’라는 숭고한 메시지를 함께 전달합니다.

 

독자는 우리에게 친근한 철새인 제비로 시작하여, 미처 몰랐던 수많은 철새의 멀고 험난한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철새들이 지금껏 지켜온 삶의 방식에 대해 감동할 것입니다. 또한, 철새의 이주 본능을 위협하고 생명까지도 잃게 하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긴다는 숱한 오해, 환경 문제까지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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