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책 <헌터걸 2 : 헌터보이를 만나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영주(연가초등학교 사서교사)


어떤 슈퍼히어로보다 매력적인, 성장형 소녀 영웅 등장!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엑스맨, 배트맨, 슈퍼맨 등이 바로 그들이다. 경제난, 취업난, 주택난 등 어른들의 세계는 매일 수많은 난제들로 들끓고 있다. 어른들의 세계만 어려운 건 아니다. 나쁜 어른들에게 위협받고 이용당하기 쉬운 아이들의 세계야말로 늘 유보된 난세에 처해 있다. 더 이상 어른들에게만 맡기고 어른들이 해결해 주기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 속에서 숨죽이며 아파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그래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 아이들을 지키는 아이, 헌터걸이다.

 

원더우먼을 빼면 지난 수천 년은 남자 영웅의 시대였다. 오죽하면 영웅이란 단어의 ‘웅’ 자가 수컷 웅雄일까.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우리의 영웅, 헌터걸 강지는 토끼처럼 튀어나온 앞니가 고민인 평범한 여자아이이다. 여자 영웅이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차이점은 강지가 ‘고통받는 아이들을 구하는 아이’라는 것이다. 아직 엄청난 힘이나 초능력은 없지만, 어른들이 심어놓은 얄팍한 욕망과 시기심 등에 흔들리며 후회와 반성, 노력에 따라 능력(활쏘기)이 배가되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존재라는 점은 어떤 슈퍼히어로보다 매력적이다.

 

<헌터걸 2 : 헌터보이를 만나다>는 헌터걸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꿈을 미끼로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쾌락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 그리고 그런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수를 꿈꾸던 아이들이 꿈을 잃고 노래를 멈추게 되었을까? 유일한 단서인 백거미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스타파크 소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간 헌터걸, 그리고 헌터보이. 두 영웅은 이번에도 아이들을 위해 주문을 외운다. ‘빌 슈츤 운스(Wir schützen uns; 우리가 우리를 지킨다)!’

 

‘헌터걸’은 미션을 수행할수록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게임의 재미와 서양 설화인 피리 부는 사나이, 초능력이 아닌 무예(활쏘기)를 연마하는 주인공 그리고 나쁜 어른들에게 행복을 착취당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잘 아우른 작품이다. 거기다 중간중간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재미를 더하는 만화와 헌터 테스트까지 더해져 지루할 틈 없이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헌터걸은 앞으로 수많은 헌터들과 힘을 합해 나쁜 어른들과 그 배후에 있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응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서 영웅이 되기보다는 함께 힘을 합쳐 정의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이 자라는 것이 헌터걸의 진짜 초능력이 아닐까? 작가는 스스로 노력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평범한 아이들이 진짜 영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세월호 사건, 아동 학대 등 많은 뉴스들이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을지 모르는 많은 아이들이 숨기만 하지 말고,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어른들의 말을 맹신하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를 지키고자 할 수 있다면, 또 고통받는 친구를 돕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면……. 그 평범한 아이들이 진짜 이 세상의 영웅이 되고, 또 더는 특별한 영웅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올 거라는 상상을 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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