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책 <세계 신화 아틀라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문영(역사서 작가)

 
신화의 세계를 안내하는 지도책,《세계 신화 아틀라스》
부모가 되어 내 아이에게 이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는 건 어렵긴 해도 근사한 일이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부모 스스로 경험한 것도 있지만, 자신이 부모로부터 전해 들었던 이야기가 밑바탕을 이루게 된다. 이렇게 부모와 아이 간에 끊임없이 전달되어 온 이야기가 바로 신화이다. 즉 신화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고자 사람들이 만들어 낸 놀라운 이야기들이다.

 

당연하게도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사는 곳마다 신화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어떤 신화는 잊혔고, 어떤 신화는 기억되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하지만 신화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져 왔기에 너무나 어렵고 복잡하다. 먼 옛날 사람들이 생각한 방법을 지금 다 알아내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학자들이 신화의 비밀을 찾아서 머리를 싸매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워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득한 옛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술술 들려주었던, 이 세상을 만든 하늘 꼭대기에 사는 신들과 땅 밑에 사는 괴물과 우리 곁에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어서 안 될 이유가 없다. 바로 이 책 《세계 신화 아틀라스》처럼 말이다.

 

영국의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티아고 드 모라에스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신화를 이야기하기 위해 이 책을 쓰고 그렸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직접적인 조상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대인 만큼 이 책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신화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은 목차부터 신선하다. 세계 지도 위에 각 지역의 신화가 표시되어 있고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상관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보통의 책들이 읽어 내려가야 할 순서를 갖고 있고, 목차를 통해 그 순서를 알려주는 것과는 다르다. 훑어보면서 알고 싶었던, 그리고 알고 싶은 신화부터 찾아보면 된다.

 

아틀라스는 지도책을 뜻하는 말이다. 1595년에 오늘날 세계 지도를 그리는 방법으로 유명한 메르카토르가 고안한 도법으로 만든 지도책이 첫 출간되었다. 이때 ‘아틀라스’라는 말을 처음 썼고 표지에 거인이 지구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아틀라스는 지도책을 의미하게 되었다. 아틀라스는 원래 제우스에 대항했다가 하늘을 떠받들게 된 거인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도 그리스 신화 편에 등장한다.

 

이 책의 폴리네시아 신화를 펼쳐 보자. 하늘에는 세상의 아버지 ‘랑기’가 두 팔을 벌리고 떠 있다. 바다에는 세상의 어머니 ‘파파’가 두 팔을 펼치고 누워 있다. 둘의 아들인 숲과 나무들의 신 ‘타네’가 섬 위에 누워서 발로 아버지 랑기를 밀고 있다. 폴리네시아의 세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타네 왼쪽에 두 손을 허리에 대고 당당한 자세로 서서 웃고 있는 이가 ‘마우이’, 그러니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에 등장한 바로 그 유쾌한 영웅이다! 다음 장을 넘겨보면 마우이의 전설이 소개되어 있다. <모아나>를 재밌게 본 아이들이라면 바로 빠져드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일랜드 신화는 우리나라 게임 <마비노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밀레시안, 모리안, 쿠 훌린 같은 이름들이 게임 유저들에게 익숙하다. 북유럽 신화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중 <토르>의 배경이다. 로키, 오딘, 비프로스트 같은 말들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이러한 신화가 단순히 신들에 대한 설명으로 그치지 않고, 상상 속 신화 세계와 함께 그려져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멋진 점이다. 북유럽 신화에서 세계는 거대한 물푸레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북유럽의 신들은 그 나무의 가지 꼭대기에서 뿌리까지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 신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살피는 재미도 굉장하다!

 

신화는 오늘날 우리에게서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신화는 신비롭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흥분과 호기심 그리고 즐거움 그 자체이다. 지금도 우리는 곳곳에서 살아 숨 쉬는 신화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세계 신화 아틀라스》는 우리가 만난 신화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안내하는 놀라운 지도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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