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책 <놀라지 마세요, 도마뱀이에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정희진(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처럼 읽기> 저자)


새로운 목소리, 다른 목소리가 필요해요!
아이를 ‘생계 부양자’나 ‘현모양처’의 틀 안에서 키우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아니, 이미 이런 형태의 가족과 개인의 삶은 불가능하게 되었지요. 인류는 성별을 떠나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모색해야 하고, 우리는 미래의 우리들(어린이)에게, 지속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세상을 바꾼 소녀> 시리즈는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어린이들, 아니, 일단 어른들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어린이 책' 중에는 어른이 먼저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이 대표적입니다. 어른들도 모르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기존의 ‘최초’ 또는 ‘남성의 영역에 도전’했던 여성 위인의 전형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용기로 진짜로 세상을 바꾼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퀴리 부인은 노벨상을 타고도 연구소 정문을 이용하지 못했지요. 이전의 여성 위인전이 ‘변화시켜야 할 (나쁜)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여성들의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체제 적응보다 변화를 추구한'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기존의 사회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인식론적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창의력이지요. 남성은 자신의 삶의 경험과 기존 언어가 일치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건 왜 안 되지?”, “이건 나에게 무슨 의미이지?”, “이것과 저것은 어떻게 다르지?” 하는 식의 호기심과 질문을 ‘선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여자 어린이에게 이러한 ‘위치’를 일깨워줄 것인가 덮어둘 것인가는 사회적 역량, 어린이의 성장 환경에 달려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환경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사회생활이 진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과 인류의 삶의 변화시키려면, 여성의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남성의 관점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목소리, 다른 목소리입니다!


<세상을 바꾼 소녀>는 기존의 서구 백인 여성의 모델에서 벗어나 어류학자, 드럼주자, 환경운동가, 마라토너 등 다양한 지역,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이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지요. 다음 생이 있다면,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독자를 넓은 세상으로 안내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책이 내셔널지오그래픽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부모가 자녀의 독서 교육에 관심이 있고 비용 지출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모든 책이 좋은 것은 아니며, 책 읽기는 다다익선보다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읽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좋은' 책도 읽는 이들의 상황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많은 책을 읽히기보다 다른 세계를 생각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라면, 이 시리즈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아, 남자 어린이가 읽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지금 여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남자 어린이들도 <세상을 바꾼 소녀>를 읽고 소녀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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