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책 <세상에서 아빠가 최고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우경미(소설가)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 서평을 쓸 때만 해도 두 번째 이야기에도 서평을 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 편으로 완결된 이야기인 줄 알았으니. 그런데 이제는 벌써 세 번째 이야기를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역시나 먼저 그림에 홀딱 빠졌다. 이야기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림만 보였다. 그림만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훑어보고 나서야 글을 읽었다.

 

작가 히구치 요코는 오래 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해서 현재도 몇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으니 그렇긴 하겠지만, 고양이를 어쩌면 이렇게도 사랑스럽고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눈동자의 색깔이나 눈빛, 미묘하게 다른 털의 색깔과 무늬 하나하나에까지 눈이 한참을 머물렀다. 그뿐만이 아니라 의인화한 고양이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입힌 옷의 화려한 색깔과 무늬, 색의 배합이나 다양한 모양 등이 패션쇼를 방불케 했다. 이런 눈 호강이 없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개를 좋아해서 개를 키우고 있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질 만큼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는 모두가 다 매력적이다.

그림 예찬은 아쉽지만 이 정도에서 그치고 이제 양코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헝겊 고양이 양코의 두 번째 이야기는 아빠 이야기지만, 꼭 짚어 아빠 이야기라기보다는 부모의 마음을 양코를 통해 보여준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버림받은 아이를 덜컥 입양하게 된 부모 이야기다.

꼬마네 집에서 꼬마와 함께 사는 양코는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숨이 겨우 붙어 있는 생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데려온다. 더욱이 작은 헝겊 고양이에 불과한 자신이 그토록 부러워해마지 않는 진짜 고양이인데 어찌 그냥 두고 돌아설 수 있나.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아빠가 된 양코지만, 아직 눈도 못 뜬 아기 고양이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무엇이든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마구 솟구친다.

지난날의 양코는 그저 어떻게 하면 꼬마에게 더 사랑받을까, 어떻게 해야 버림받지 않고 오래 같이 살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기 고양이를 만난 이후 양코는 누군가의 보호와 사랑을 필요로 하는 허약하고 조그만 생명에게 사랑을 쏟는 성숙한 존재로 성장해 간다.

겉은 쌀쌀맞아 보이지만 속은 따뜻한 심술 고양이의 도움과 배려로 양코는 점점 아빠다운 모습으로 거듭나게 된다.(헝겊 인형이 포대기로 진짜 고양이를 업고 다니는 모습이라니!) 갈수록 깊어가는 양코의 애틋한 사랑이 어찌나 절절한지 아름답다 못해 눈물겹다.

성큼 자란 아기 고양이가 “나, 쓸모없는 고양이였잖아요! 아무도 데려가려고 하지 않아서 쓰레기처럼 내다버린 고양이라는 거, 다 들었다고요”라며, 자신이 병에 걸려 내다 팔 수 없는 고양이라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할 때, 든든하게 그들 곁을 지켜주는 책방 고양이의 말은 이 책이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단단하고도 따뜻한 위로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고양이는 없어.’

발에 차이는 돌멩이조차 다 존재 이유가 있다는데 하물며 살아있는 생명임에랴. ‘세상에 쓸모없는 고양이는(아이는/존재는)없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헝겊 고양이 양코 아빠의 절절한 사랑으로 보여주는 참 어여쁜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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