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負けないで! (單行本(ソフトカバ-))
小笠原 惠子 / 創出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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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를 드러내면 나타나는 이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다)


일본어 책을 각자 골라서 읽어 가는 온라인 모임에 참여 중이다. 모임에 적었던 글을 기반으로 글을 적어 본다. 예전에 선생님과 읽었던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제외하고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어 단행본을 끝까지 읽었다.


작년에 이 책에서 설정을 가져와 조금은 다르게 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라는 영화를 보고 강연을 들었다. 그때 강연을 해주셨던 송경원 기자님께서 이 책을 알려주셨다. 영화의 일본 제목은 <ケイコ 目を澄ませて> 케이코 유심히, 잘 봐라는 뜻 같다. 책 제목은 <負けないで!>는 <지지마!>라는 뜻이다.


살아가면서 여러가지로 힘들었던 저자는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복싱을 시작한다. 하지만 복싱을 하면서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체육관에서 연습을 이어가는 와중에 저는 가까스로 복싱을 하는 의미가 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지고 싶지 않은 상대는 누구일까. 일대일 대결로 보이는 복싱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여해서 복서를 링 위에 올려주는가. 길고 긴 시간이 걸려 그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初めに' 머릿말 중에서)


권투 경기를 하다보면 관객들이 야유ヤジ를 보내기도 하는데, 저자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기에 나는 야유를 받아도 상관없다고 하는 부분이 좋았다. 1부 마지막에서 관장이 열심히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자 데뷔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다짐을 한다.


p。83 月明りを通して,茶色に染まった髪が見えた。
밤에 학교에서 선배의 염색을 도와주는 장면.

"달빛을 통해서, 다갈색으로 염색된 머리가 보였다."
p。100 やればやるほど奥の深さを感じるのが、ボクシングというスポーツだ。
복싱에 대해 저자가 느낀 점.

”하면 할수록 심오한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복싱이라는 스포츠다."
p。97 私は尻込みました。
자주 나오는 込む 동사
p。103 パンチの連打で相手をコーナーに追込む場面もあった。
悔しさが込み上げてきた。
자주 나오는 込む 동사.

1부에서 데뷔전을 앞두고 있었는데, 2부에서는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이야기를 다룬다. 선생님과 몇 번인가 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실제 물리적인 싸움). 선생님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殴り付ける, ·叩き付ける라는 표현이 나온다. 教室の掃除用具入れをを開けてモップをつかみ、敎師の後頭部思い切り殴りつけた。교사들과 싸우게 된 경위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다. 자신에게 풀어야 할 에너지가 넘친다는 걸 알고, 복싱 등의 격투기를 시작한다.


1. いずれやられる時·が来る. 데뷔전을 쉽게 이긴 케이코는 다음 경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을 듣는다. 복싱을 하다보면 언젠가 맞을 날이 온다는 거다. 실제로 두번째 경기를 어렵게 이기고 얼굴이 많이 붓는다. 그래서 복싱을 그만할까 고민한다.
2. 心というのはコロコロ変わる。だから「ココロ」と言うんだよ。흔들리는 케이코에게 관장님이 해주는 말이다. 마음이 '코로코로' 변해서, 마음을 '코코로'라고 한다.


책 끝에 저자의 부모님, 언어 학급 선생님, 체육관 관장의 인터뷰가 있다.

선생님의 인터뷰 중에서
1. "내 속도로 가면 소용 없다. 내 앞의 아이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

선생님이 잘 대해주고 이해해주어서, 저자는 교실에 가지 않고 언어 학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체육관 관장의 인터뷰에서는
2. "나는 복싱 링 옆에서 언제나 그 분위기를 감지합니다. 그래서 눈이 보이지 않아도 선수가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진실은 그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 그 혼을, 기(気)의 박력을 시합에서 마음껏 펼치기를 바랍니다."
가 좋았다. 눈이 (잘) 안 보이는 관장이 귀가 안 들리는 저자를 가르친다는 내용은 책에 몇 번 언급되는 내용이다.

두 구절 모두 각자의 직업에서 얻은 깊은 교훈이다.

2022년에 영화가 개봉하고 책의 재판이 나왔다고 한다. 저자는 세 번째 경기 후 프로 복서에서 은퇴했다. 재판에 편집자가 덧붙인 말에 따르면, 저자는 수화와 격투기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책과 영화에서 모두 인상적으로 다뤄지는 체육관 관장님은 '타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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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 행위성의 예술
C. 티 응우옌 지음, 이동휘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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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디오게임은 게임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다. 이 책을 미리 읽은 사람으로서 아직 읽지 않은 사람에게 이 말을 먼저 하고 싶다. 모니터로 하는 게임을 다루겠구나,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보드게임을 가장 많이 다룬다. 비디오게임뿐만 아니라 바둑이나 체스, 클라이밍이나 농구 같은 스포츠도 다룬다.


  이 모든 게 게임인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에는 지켜야하는 선(규칙)이 있다. 그 선을 넘지 않고 행동해야한다. 게임 참여자는 게임이 가리키는 특정한 '행위'를 탐험한다. 여러 가지 게임들은 그 게임만의 독특한 규칙으로 게임 참여자에게 여러가지 행위성을 체험해보도록 한다. 이러한 점에서 게임은 '행위성의 라이브러리(저장소)'이다. 저자는 각 게임의 독특한 행위성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게임 예시로 설명한다. ('행위성의 라이브러리'는 '사회성의 라이브러리'라는 개념과 함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책에 나온 게임 중 관심이 갔던 보드게임:


  수화(Sign) by Kathryn Hymes, Hakan Seyalioglu // p.10

  모던아트(1992) by Reiner Knizia // p.182

  루트(Root: A Game  of Woodland Might and Right) // p.277


  관심이 갔던 게임들을 직접 해보고 어떤 행위성을 경험할 수 있는지 적어보았다면 더 좋은 독후감이 됐겠다. 각 게임 옆에 적어놓은 페이지를 읽어보면 저자가 직접 게임을 해보고 어떤 행위성이 경험했는지 알려준다. '수화'라는 게임은 책 전반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어서 꼭 해보고 싶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게임이 아닌가 싶다.


  여러가지 게임으로 여러가지 행위성에 참여해보려면 한 가지 게임에 중독적으로 빠져드는 게 좋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바둑이나 체스 같이 끝없이 수준이 올라가는 게임에 길게 빠지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게임을 '긍정적'으로 다루는 이 책에서도 중독성 게임에 대한 비판적 언급이 중간에 짧게 한번, 그리고 맨 마지막 장 즈음에서 길게 다루어진다.


  중독성 게임은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나타난다. 저자는 이러한 게임 디자인에 반대한다. 중독성 온라인 게임은 '디자인 트랩'(책 제목. 이 책에서 언급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비슷한 생각이 나온다)을 게임 속에 적용한다. 게임 디자인으로 유저에게 덫을 놓는다. 이건 심리적 덫이기도 하다. 


  한국 온라인 게임이 세계에서 가장 잘 구현하는 특징이다. '유희적 루프(ludic loop)'(p.147)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출석 보상 시스템(매일 게임에 접속하면 보상을 준다. 매일 게임 속에서 어떤 퀘스트를 깨거나 몇마리의 몬스터를 잡으면 보상을 준다), 확률형 도박 시스템(유저는 과금을 해서 도박을 하는데, 작은 확률로 아이템이 업그레이드 된다)은 주로 온라인 RPG 게임에 적용된다. 

  

  RPG 게임이 아니더라도, 가령 온라인 FPS 게임이더라도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랭크 시스템'이 적용된다. 유저는 그 게임 자체가 중독적이지 않고 심지어 미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더라도 '점수' 올리기라는 '가치 명료성'이 뚜렷한 세계에 중독될 수 있다. 책의 중요 개념으로 표현하면, '분투형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더라도 랭크 시스템은 '성취형 플레이'를 강제한다. 결말이 없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과금 유도를 위한 디자인 트랩이 있다. 중독성 게임은 유저의 '행위성'을 파괴한다고도 볼 수 있다.


  세상의 '게임화' 또한 저자가 경계하는 부분이다. 이 내용은 책 마지막에 나오는데 지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는 말들이다. 가령 운동 어플리케이션이 게임적 요소를 도입했다고 해보자. 어플에서 달력이 나오고 '만보' 이상 걷거나 어떤 운동 세트를 완료하면 보상을 얻는다. 이게 운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운동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인간적 요소들을 놓칠 지도 모른다. 회사의 성과 시스템, 학교의 학점 시스템, 수능 제도 등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의 참여자이기에 당연하게도) 학점이나 수능 점수를 높이느라 점수 받기 쉬운 과목을 듣고 교육적 가치를 놓친다.


  이러한 게임의 부정적 요소들이 책에서 길게 다루어 지지는 않는다. 책에서는 다양한 게임을 예시로 들면서 해당 게임이 어떤 행위성을 드러내는지 주목한다.


 저자는 모더니즘 예술이 해당 예술의 형식적 가치에 주목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게임을 옹호한다. 가령 게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비평하거나 게임이 세계를 얼마나 잘 '재현'(예술 비평에서 리얼리즘이 떠오르는) 하는지에 주목하는 게임 비평의 흐름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게임 자체의 형식적 특징은 아니라고, 다양한 게임들이 제시하는 행위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그게 아주 설득력이 있다. 이야기나 세계의 재현은 다른 예술 형식들이 더 잘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살펴본 가장 행복해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하나는 한겨레에 연재되는 음식 만화에서 작가가 가족들과 다양한 음식점을 찾는 모습. 다른 하나는 이 책에서 저자가 배우자와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 게임의 경험은 굉장하다. 강렬하고 흡인력 있으며 좌절을 맛보게 하지만 또 놀랍도록 감동적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내면의 특별한 비밀을 공유하겠다는 목표에 일시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바로 이 몰입이 게임의 특정 규칙들과 결합되면 아주 진한 실천적 경험에 도달한다. 「수화」를 플레이하는 것은 곧 언어를 발명하고 의미를 수립하는 구체적인 실천에 완전히 빠져보는 것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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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민음사 모던 클래식 60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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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 모신 하미드가 파키스탄 출신이어서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라는 제목을 읽으면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테러를 저지를지 말지 주저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 소설이 처음에 다루는 근본주의자는 이슬람교와 상관이 없다. 찬게즈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프리스턴 대학의 모든 수업에서 A학점 이상만 받고 졸업한 수재이다. 그는 뉴욕의 언더우드 샘슨이라는 감정회사에 분석가로 취업한다.


근본적인 것에 집중하라는 언더우드 샘슨의 제1원칙이다. 근본적인 것은 숫자로 표현된다. 분석가 찬게즈는 컨설팅을 요청한 회사의 자잘한 것들, “지방질을 제거해서 건전한 재정상태를 도모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원을 감축하고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하거나 다른 회사에 외주를 준다. 찬게즈와 동료들은 미국 여러 지역뿐만 아니라 필리핀, 칠레 등 다양한 국가에 있는 회사를 분석하고 컨설팅해준다.


전무이사 짐은 채용 면접 자리에서 찬게즈의 굶주린 모습에 좋은 점수를 줘 채용을 결정한다. 찬게즈는 왜 굶주렸는가? 파키스탄에 있는 찬게즈의 집안은 대대로 전문직에 종사한 괜찮은 집안이었다. 하지만 전문직 종사자의 수입이 과거와 달리 시원찮아 졌고 과거의 영광은 상인 계급에 내줬다. 찬게즈는 아직 가난하지는 않지만 더 이상 부자도 아닌 문턱에 걸쳐 있는 형편이다. 언더우드 샘슨은 신입사원에게 8만 달러의 연봉을 약속한다. 전무이사 짐은 자신도 젊은 시절 가난을 겪었기에 찬게즈의 굶주림을 알아본다. 문턱 이쪽에 있다가 저쪽으로 넘어간다는 비유는 소설 속 다른 장면들에서도 중요하게 사용된다.


찬게즈는 언더우드 샘슨에 채용이 확정된 후 프리스턴 동창들과 떠난 여행에서 에리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에리카는 다른 사람들을 제쳐두고 찬게즈에게 마음을 열지만 몇 년 전에 죽은 첫사랑 크리스를 잊지 못한다. 크리스는 에리카가 내면에서 만날 수 있는 과거이고, 찬게즈는 에리카가 바깥에서 마주치는 현재이다. 찬게즈에게 상류층 백인 에리카와의 사랑은 그의 가치를 보증해준다. 언더우드 샘슨의 신입사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기에 별문제가 없었다면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에리카와의 관계도 잘 진전되었을지도 모른다. 찬게즈는 필리핀의 음반회사를 평가하러 떠난 출장지에서 9.11 테러 소식을 듣는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는 과거로 회귀한다. 귀국길에 오른 찬게즈는 외국인 심사대에서 추가 심사를 받아야 해서 동료들과 따로 귀가한다. 찬게즈는 그동안 약간의 위화감이 느껴져도 언더우드 샘슨의 분석가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미국인처럼 행동해왔는데 9.11 테러 이후엔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 때문에 이슬람이라는 정체성에 묶이게 된다. 9.11 테러 이후 뉴욕은 코즈모폴리턴적인 분위기가 사라졌고, 미국과 이슬람은 다른 부족이 되었다. 미군의 중동 주둔 이후 파키스탄은 인도와 긴장 관계가 심해진다. 찬게즈는 가족들이 걱정되어 파키스탄에 일시 귀국한다. 찬게즈는 오랜만에 찾은 집안이 낙후되어 있다고 느낀 자신이 미국인의 시선으로 집안을 둘러보고 있음에 놀라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는 귀국 중에 기른 수염을 미국에 돌아가서도 깎지 않는다. 회사 동료들은 찬게즈의 수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며 수군거린다.


에리카가 찬게즈 앞에서도 크리스를 잊지 못하자, 찬게즈는 자신이 크리스라고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미국인처럼 행동하며 회사 생활을 이어온 것처럼, 에리카와의 관계에서도 중심을 잃고 다른 사람인 척한 것이다. 미국 사회가 과거로 회귀한 것처럼, 에리카도 내면의 크리스와 더 많이 대화를 나누며 과거로 돌아간다. 에리카는 크리스의 죽음 이후 겪은 정신질환이 9.11 테러 이후 심해져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그 후 그녀는 실종된다.


찬게즈는 칠레의 출판사를 분석하러 간 출장지에서 자신이 더 이상 분석가 업무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는 더 이상 미국인의 언어를 사용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의 삶을 망치는 일에 가담할 수 없다. 그는 회사를 그만둔다. “근대적인 예리체리로 사는 걸 멈춘다. 숫자와 이익만 보지 않도록 베일을 걷고 진실을 마주하기로 한다.


찬게즈는 이 모든 이야기를 고향의 식당에서 만난 한 미국인에게 들려준다. “진짜 군인처럼 말하는 이 미국인에겐 매 시각 전화가 온다. 무슨 전화일까? 식당 안 수염을 기른 낯선 남자는 왜 미국인을 계속 경계하는가? 미국인이 식당의 웨이터를 위협적이라 느끼는 건 기분 탓일까? 찬게즈는 왜 오늘이 조금은 중요한 밤이라고 말할까? 찬게즈가 말하는 곧 벌어질 가장 살벌한 일은 무엇일까? 숙소로 돌아가는 미국인와 찬게즈를 따라오는 듯한 저들은 무슨 신호를 보내는 걸까? 식당의 웨이터는 왜 미국인의 숙소 앞까지 따라온 걸까? 이 모든 오싹한신호는 찬게즈가 또 다른 근본주의자가 됐음을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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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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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우리 스스로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기억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까지 기억한다. 불평등, 위험한 노동, 혐오 발언 등에 노출된 개인들은 오염된 물속에서 살아가는 물고기들처럼 건강이 나빠진다. 사회역학자 김승섭은 사람들을 상처 입혔던 사건들을 해석하는 담론 또한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재난을 겪은 개인들은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해도 움직이지 않는 국가 권력이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람들 앞에서 좌절을 겪고 건강이 나빠진다. 저자의 작업은 고통받는 사람들을 둘러싼 언어를 바꾸고 당사자들의 외침을 지지해준다. 저자는 지식과 권력의 공모를 의심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언어를 지지하는 과학적 연구를 내놓으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생각이 주변 사람들과 다를 때 자기의 경험과 상처를 얘기하고 나눠야 더 나은 삶을 꾸릴 수 있다는 저자의 조언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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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엣 - 파란색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 그 240편의 연작 에세이
매기 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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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틴바우어 새가 파란색 물건을 수집해 둥지를 꾸미는 것처럼, 저자는 파란색 물건을 모으고, 파란색에 관한 글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자신의 일상을 파란색 일화로 채워 나간다. 저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파란색을 글쓰기를 통해 기억에 더 잘 새겨둔다. 저자는 연구기금 신청에서도 파란색으로 유명한 장소로 세계여행을 가서 파란색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적지만, 연구비를 타는 데 실패한다. 작가는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해진 가까운 친구와의 일화를 책을 관통해서 써낸다. 작가는 자신이 마주친 것에서 파란색이 상징하는 슬픔과 우울의 감정을 읽어낸다. 작가는 파란색을 사랑하는 걸 선택하지는 않았고 그저 파란색이 자신에게 다가왔다고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사랑할지 선택할 수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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