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꽃보다 아름답게 하는 사랑
에쿠니 가오리. 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 양억관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무진장 베스트셀러, 냉정과 열정사이의 두 작가가 주고받은 연애에 대한 생각들, 을 담은 책. 제목이 어찌나 긴지, 사람을 꽃보다 아름답게 하는 사랑, 만남에서 영원까지. 다. 김난주, 양억관 옮김. 일본 번역의 대가들이면서 어쩜 제목을 이렇게 지으셨는지. 하긴 제목은 출판사에서 지으니까. 동방미디어 - 책 표지 역시도 ... 작가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할리퀸스럽기 그지 없어서... 끄응_ 작가를 보지 않았다면 손이 가지 않았을 것이야!  

상마네 집 근처 헌 책방에서 고른 이 책은, 평소라면 일본 작가들의 수필집은 사지 않았을텐데, 상마가 굉장히 좋아한 나머지, 선뜻 손이 가버린 책. 아마도, 누군가가 사고 싶어한다면 냉큼 집어 버리는 경쟁심 같은 것이었을까? 아무튼 말이지_  

두 작가는 자유연애주의자들이라서... 츠지 히토나리는 음악가와 결혼을 하여, 아들 하나를 낳고 이혼. 에쿠니는 자식 없이 결혼생활을 7년째 유지하고 있고 ... 냉정, 열정이라는 베스트셀러를 낳은 이 둘은 매우 비현실적인 연애관을 갖고 있다. 이들의 연애 예찬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회의가 느껴지더라. 감정에 백퍼센트 치중하는 이 둘. 글쎄, 어떨까?  

" 사랑에는 모델이 없다. 세상에 나도는 수많은 연애론도 그 사랑의 경험이나 상상의 산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만인에 해당하는 연애론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 그대와 내가 엮는 이 책도 모델이 될 수 없습니다. 절대로!

다만,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정도의 의미는 있을 것입니다. 때로 킥킥 웃으면서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친밀감을 가지고 바라봐 준다면 다행이랄까요.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닌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것입니다. 즉, 연애란 그렇게 절조가 없고, 한정하기 어렵고,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손에 잡힐 듯하면서 잡히지 않고, 가늠하기 힘든 그리고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해도 만인의 경우에 모두 적용될 수 없는 괴물과 같은 존재라 해야 할 것입니다."
  

츠지 히토나리의 의견. 바로 이 것이 이 책을 대표하는 글이 아닐까? 이 책은 연애, 사랑, 불륜, 결혼, 섹스, 이별 등 전반적인 감정과 사회적 절차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기본적인 감수성을 적절히 반영하며 차이를 느끼게도 하고 거리감도 느껴지게 하며 때로는 공감도 얻어낸다. 

역시 히토나리의 말마따나... 그런 것이다.  

아무튼, 작가들의 감수성은 확실히 특별한 데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극적인 캐릭터가 나오기 힘들겠지.  

인상깊은 책 한권이라고 평가하겠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리아 CURIOUS 20
콜먼 사우스 지음, 황남석 옮김 / 휘슬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직장이 직장인 탓에 우리 회사에는 큐리어스 시리즈가 전권 다 있다. 한질이 있는 셈인데, 이걸 다 보려면 일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지만...

큐리어스 시리즈를 기획하고, 책을 출간한 사람이 잠깐 우리 사무실에 왔었는데 다들 미친 기획이라고 했고, 우리 국장님도 저걸 누가 사냐... 라면서 혀를 찼었지.
그렇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직장인들은 곧잘 낱개로 사는 모양이다. 
일반 가이드북을 사기 보다는 그 나라의 개괄서로 큐리어스를 택하는 듯.

올댓월드, 라고 해서 사이트도 만들었다. 시도도 좋고, 컨텐츠도 좋아서 잘만 운영한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딱히 여행책이라고 하긴 뭣하고, 문화를 담은 책이라길래 좀 기대했었는데 서양인들이 쓴 책을 그대로 번역해 한권 한권 담아낸 책이다.  

여태까지 읽은 것은 두 권. 그리스와 시리아 편.

그리스 편은 이민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쓴 책이었고, 시리아 편은 잠시 일하러 온 이들을 위해 쓴 책이었다.

둘 다 저자의 경험이 듬뿍 들어간 책들이다. 고로, 그리스 저자는 이민을, 시리아 저자는 잠깐 일하러 온 탓인지...

시리아 저자는 미국인이었는데, 미국인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일들도 있다. 동양인들에게도 같은 반응일런지는 미지수. 시리아 인들은 원리도 원칙도 없고 뇌물이 통하며 시간도 안 지키고 이성보다는 감성이 우선적인 나라, 라는 이야기. 여성에 대한 차별도 심하고, 문명은 덜 발달해 있고 날은 덥고, 이성은 통하지 않는다.  

끄응 -_- ; ; ;  

아무쪼록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한권 한권 다 읽어내기가 내 목표인데, 그리하여, 첫 시작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적어본다. 

다 읽고 나서는 어떨른지?  
흠 기대해보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영心의 선물 - 물건에 대한 특별한 명상
노영심 지음 / 열림원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노영심의 이야기 피아노, 에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다.
재빠른 동작 덕분에 맨 앞자리에서, 인사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사랑하는 쑤와 함께,12월 24일에 가본 적이 있다. 
 
그녀는 소박한 얼굴과 소박한 몸, 소박한 목소리와 차근차근한 말솜씨, 를 가지고서 2시간 남짓 조용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만들어주었다. 
그때 왔던 사람들 중에는 아마 이해인 수녀도 있었던 것 같다.
조금 더 빨리 알아차렸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때는 몰랐었는데,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를 노영심의 콘서트 장소에서 보낼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때 왔던 연인들은 참 착해보였다는, 뜬금없는 인상도 가지고 있다.

아무튼간에, 그녀는 착하고 예쁘다.

마음씨도 예쁘고, 게다가 똑똑하기까지 하고, 아직도 천진하다.  

306페이지에 걸쳐 총 44분께 드린 그녀의 선물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무언갈 쓰기 좋아하고, 포장에 의미를 두고, 작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을 추구하고...

그런 그녀의 선물들을 기쁘게 받아줄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있는 그녀는 참 좋겠다. 

... 내가 잊고 있었던,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었던, 내가 좋아했었던, 내가 하고 싶었던, 내가 아끼고 싶었던 ...  

그런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탁의 밤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이야기꾼. 폴 오스터_

빵굽는 타자기, 라는 그의 자전적 ... 수필. 그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을 나열했던 그 책.

그 책을 처음 읽은 그 선입견이 없어지질 않아서 여전히 난 그에 대해 그닥_이라는 반응들을 열렬히 보내고 있다가, 그래도 모두가 추천하는 작가이므로, 하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신탁의 밤을 빌렸다. 

소설가가 쓰는 소설 속의 이야기와, 그의 현실 이야기,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다른 변화들이 생기면서 마치, 꿈결같은, 마법같은 그런 날들이 진행된다. 현실과 비현실이 너무 생생하게 공존한달까. 한번에 쭉 읽었으면 좋을것을, 이동하며 읽게 되어 아쉽기 그지없다.  

빵굽는 타자기, 이 한권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폴 씨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재능,
주변인물을 구성해내는 방법 등에 조금은 흥미. 약간. 

그렇지만, 역시나 조금은 ...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음.  

아무쪼록 차차 기대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비상구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윤정언니가 추천해준 것은 이시다 이라의 LAST. 어두운 이야기라는, 어디선가 들은 설명에 의해 손이 스멀스멀 가다가도, 다시 돌아온 책. 이번엔 그 옆에 있는 푸른 비상구를 집었다. 책 표지엔 책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다. 2005년에 나온 책이니만큼, 띠지가 있었을까? 앗, 그러고 보니 뒷면에는 약간의 내용이 있다. 거기엔, 

"누구나 자신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불행들과 등을 맞대고 살아가는 법...
하지만 언젠가 거기에서부터 다시 사작한다"
  

라고 씌여있다.  

이 문장은 이 책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글귀다. 이 책은 오묘하게 사람 마음속의 제일 낮은 곳을 파고들어 그것을 끄집어 낸다. 아무도 슬픔을 토로하지 않지만 그들의 행동에는 그들의 아픔이 묻어난다. 티를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티를 냄으로서 다른 이들이 다치면 그 상처가 배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  

아사다 지로가 착하지만 안쓰러운 구석의 사람들로부터 하얗고 깨끗한 눈물을 이끌어낸다면 이시다 이라는 두 죽먹 불끈쥐고 그게 어쨌단 말이야~ 라며 회한의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든달까 - 어쨌든 이 책만 두고 본다면 조금은 비슷한 느낌이다.  

# 늘 태양처럼 빛나는 친구를 곁에 두고 그 친구가 자신의 친구라는 게 자랑스럽지만, 조금은 질투도 나는 그런 소년. 자신을 밀쳐내고 미치광이 칼잡이에게 죽어버린 친구를 보내지 못해 미쳐가는 소년의 이야기. 

# '히키코모리'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들을 일컫는 일본어. 획일적인 학교교육을 비웃다가 (그야말로 비웃다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밖으로 떠도는 소년. 그러다 폐물, 고철을 줍는 아저씨의 일을 돕게 되고 그 아저씨와 인연을 맺는다. 라는 이야기.  

"괜찮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유고가 말한 바보스러움, 그건 어른도 똑같이 느끼는 거야. 하지만 바보스러움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것도 바보스럽지. 모두들 주위 상황에 적당히 맞추면서 살아가는 거야. 형씨도 조금만 어른 흉내를 내봐"  

라는 아저씨의 말. 그 말을 잇는 저자의 '참견'은  

온몸에 내리쬐는 석양은 온화한 온기를 남겼다. 창밖으로 펼져쳐 있는 건물 하나하나에 각각의 삶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라는 것.

# 푸른 비상구. 지하철에서 일부러 뛰어내려 한쪽 다리를 잃어버린 외아들 기요코. 방에서 나오지 않다가 내선으로 부모를 부르고, 늘 짜증과 심술로 괴롭힌다. 아버지는 모든걸 감내하며 퇴직을 권고하는 회사의 처치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으며 꿋꿋하다. 어느날 한쪽 다리 밖에 없는 사람이 물 속에 있는 장면을 찍은 포스터를 보고 다이빙에 빠진 외아들. 빚을 내서라도 다이빙을 시켜야 하는 아버지, 의 이야기. 

# 남편이 다른 여자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죽고,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엄마.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지만 큰 아들 아이가 갑자기 귀가 안들리는데... 병원에서 마주친, 말을 할 수 없게 된 여자아이의 엄마와 친해져 그 가족의 나들이에 초대를 받는다. 그 곳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이야기. 

# 초보 모터크로서 쇼헤. 초등학생들과의 경기에서도 져버리는 초보가 늘 그를 지켜보던 한 여자의 코치로 인해 한달만에 초등학생들을 이긴다. 그 여자에게는 비밀이 있다.  

# 활달한 아들이 갑자기 뇌종양에 걸린다. 더불어 아버지는 뇌출혈로 쓰러지고... 힘든 상황에서 서로 지탱해야 하는 가족들의 이야기. 

# 독신 사진가 구니히로, 좋아하는 한 그루의 벚꽃을 담는 순간 나타난 그녀. 그가 누군지 이미 그녀는 알고 있다. 다가오는 그녀에게 숨겨져있는 사연은 뭘까?

이력을 봤더니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의 저자다. 그닥 나랑 코드가 맞지는 않았던 인기 드라마. 어찌보니 얼핏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람은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서로가 가진 상처를 비비며 살아간다. 일까? 상처받을수록 닫히는 마음을 열어줄 사람은 꼭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많은 날들과 많은 시간들을 견뎌내며 그 사람을 기다리는 것일까? 우연히, 그 결정적인 시기만 그려낸 이시다 이라. 기다리세요, 그러면 언젠간 상처를 쓰다듬어줄 수 있을 거에요. 라는 것일까?  

보다 현실적인 감각으로 글을 써내는 이 사람. 더 볼까 말까 햇갈린다.  

어찌됐든, 한번에 읽어내려갔으니, 흡입력이 있는 작가. 인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