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곳에서 다시 시작하다
전은선 지음 / 케이앤제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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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그림의 표지가 인상적인 책 <쓰러진 곳에서 다시 시작하다>이다. 제목 '쓰러진 곳에서 다시 시작하다' 자체가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절로 궁금증이 일었다. 책 문구대로, 절망 속에서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가득 선물 받을 수 있었다.

 

'천상 기자'라 불리는 저자 전은선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 중에서 특별히 13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려 책으로 엮었다. 때론 인터뷰 자체를 거절하는 사람도 있고, 책에 소개되기를 거절한 사람도 있었다지만, 13명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두모두 소중하였고, 충분히 '희망 안내서'가 되주었다. 13개의 사례마다. 소개되는 사람들의 짧은 소개, 그리고 대략적인 경험담의 소개,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시련,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일련의 과정이 솔직담백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그리고 한 단어로 성공 노하우(믿음, 도전정신, 사람, 젊음, 타이밍, 웃음, 열정, 가족, 꿈, 변화, 취미, 희망, 목표)를 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너무도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아니, 바로 나의 이야기요, 우리 부모, 형제자매, 벗의 이야기였다)인 듯, 생생하고, 그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사람 냄새가 가득했고, 조화로운 삶을 꿈꾸며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것인지 모르겠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윤희진씨의 백수 탈출기, 재기를 꿈꾼 한정현·이경은 부부의 이야기, 해고 끝에 플로리스트의 꿈에 도전한 박지영씨 이야기였다.

 

끝없이 이어질 둣한 어두운 터널이라 여겼던 날들도 분명 있었다. 지금은 스스로 어느 정도 만족하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끼며 불안함은 떨칠 수 없는 때도 여전하다. 하지만, 책을 통해 끊임없이 세뇌당하듯, 긍정의 에너지, 희망의 메시지를 얻다보니, 용기와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참 착한 책인 <쓰러진 곳에서 다시 시작하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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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역습
허수정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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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소재로한 팩션 참으로 즐겨있고 좋아라 한다. '제국의 역습'이란 제목(제목만으로는 무슨 경제서 같은 것이 연상되었다) 속, '임진왜란을 종결시킨 조선의 대역습 프로젝트'라 부재와 뜻밖의 역사 '항왜'란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절로 이 책을 발견하고, 괜시리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책을 집어두는 순간, 역시나~ 변함없이 흥미로운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았다. 책을 읽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머리에 스친 생각은 바로 '셜록 홈즈'였다. 마치, <제국의 역습> 속에서 홈즈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뻤다. 그렇다. 사건를 파헤치는 조선인 명탐정 '박명준'은 바로 '셜록 홈즈'처럼 느껴져 더욱 흥미로웠다. 

 

부산의 왜관에 '명준'을 찾아온 일본인 '바쇼'는 어떤 살인 사건의 해결을 부탁한다. 사건 해결을 위해 일본의 오사카에 도착하여, '백병조 집단 참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사건의 실마리는 살해 사건에서 살아남아 침묵하는 소녀 '미야코'와 의문의 금서 '히데요시 이야기', 즉 막부가 판금한 소설 <히데요시 모노가타리>이다. 도당 간의 세력 싸움으로 결론 짓고 급하게 마무리한 사건에서 하나둘 허점이 드러나면서, 사건 해결을 부탁한 오사카 정봉행 '후쿠다'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구체적인 사건 조사를 위해 '에도'로 가는데.....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사건 속에서 여러 인물들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금서의 내용 속, '항왜'의 이야기를 밝혀내는 과정이 속도감있게 전개되고, 박진감이 넘친다.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지하기 보다는, 이야기 속에서 뭔가 또다른 실마리를 찾고 농락당하고 싶지 않은 괜한 치기에 정신을 바짝 차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또다른 이야기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사건 추리는 '명준'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미행인과 '닌자'의 출현, 그리고 '항왜'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하여, 어떤 전개로 역사의 단면을 조명하고 있을지, 살짝 골머리를 썩어야했다. 

 

<제국의 역습> 속 '항왜'란 역사적 소재와 임진왜란 이후의 역사가 호기심을 갖게 하였다. 

임진왜란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피해의식(?)을 갖게되는 역사(또한 몇 백년 후, 일제식민시대를 겪다보니, 더욱더 분개하게 되는 그런 역사)와 마주하는 감이 있다. '이순신'을 대표로 하는 위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역사를 만나왔다는 점에서, <제국의 역습>은 전혀 다른 역사의 단면과 마주하게 된다. 역사서가 아닌 소설로 읽히기 바란다지만, 역사를 소재로 구성된 소설이기에 역사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과연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왜란이 끝나고 6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조선과 왜의 관계가 어떠했을까?  소설처럼 '박명준'을 찾아 부산에 온 '바쇼' 그리고 사건해결을 위해 일본으로 떠난 '명준'이 과연 실제 이런 식으로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일까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이를 조명하는 것은 오늘의 한일관계를 다시보게 하는 점도 있지 않을까? 아직도 지나간 역사의 잔해가 여전하다. 하지만 늘상 '역사의 반복'을 생각하다보면, 다시는 그러한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데. 그럼에도 소설의 마지막에 명준과 쇼군이 나눈 대화 씁쓸하게 와닿는다.

"전쟁의 비극이란 세월이 흘러도 이렇듯 질기게 남아 있구나 하는 점도 새삼 느낄 수 있었고요."

"...... 전쟁의 상흔이나 기억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낫거나 흐려지겠지만 늘 상기하여 반성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만 다시는 그런 비국의 전철을 밝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전재이란 가장 지독한 범죄 아니겠습니까? ...... "

 

소설 속 소설 이야기 '린'이 대표하는 '항왜'의 존재가 참으로 놀라웠다. 역사 속에서 철저히 사라진 '항왜'의 이야기(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항왜만 해도 40명이 넘는다)를 좀더 많이 만나고 싶다. 또한 배경이 일본의 막부시대다 보니, 왜란을 전후한 일본의 이야기에 무지하여, 스스로 안타깝기도 하였다. 더 다양한 책을 통해 풀리지 않은 역사의 숨은 그림을 좀더 찾아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소설로 돌아가, '박명준'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역사'는 뒤로 하고, 아니 굳이 뒤로 할 필요는 없지만 쇼군이 미궁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면 또 명준에게 도움을 청하겠다니, 조선의 명탐정 '명준'이 어떤 사건을 파헤쳐 해결할 지 사뭇 기대된다. 그리고 '바쇼'와 명준의 만남이 되었던 그의 첫 이야기 <왕의 밀사, 허수정, 밀리언하우스>도 몹시도 궁금할 뿐이다. 또한 최근 밀리언하우스에서 '이정명'의 신간 소식을 접했다. 그의 새로운 이야기가 하루 빨리 세상에 나오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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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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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로아티아! 어딘지 잘 알지 못한다. 언제가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는 곳, 하지만 생소하고 낯선 나라다. 그런데 요 책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옆구리에 끼고, 책 속 자취를 쫓아, 크로아티아로 떠나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해진다(휴~). 책 속에 펼쳐지는 풍광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가볍게 책장을 후르르 넘겨보면, 알록달록 여러 색채와 선명함, 그리고 드문드문 수채화 그림에 홀딱 반한다. 그리고 의아한 생각이 든다. '어~ 까만색 글자의 흔적이 보이지 않네' 그만큼 사진이 압권이다. 아니지, 아니지~ 크로아티아의 풍경이 압권인 것이다.

 

두브로브니크(Dubrovnik) _ 견고한 성벽 아래 물빛 도시

진정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사로잡는 곳, 절로 호기심에 머무는 곳은 바로 '두브로부니크'였다. 붉은색지붕, 성벽 너머 푸른 바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도시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일상의 모습이 곳곳에 담겨, 역사와 삶의 숨결이 그대로 온전하게 베어나온다. 살아있는 거대한 박물관 그 자체였다. 또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고스란히 남아 있는 문화유적지를 보니, 동변상련의 마음이 들면서, 왠지 비교하는 마음에 한 구석이 쓸쓸하였다. 기나긴 세월 동안 원형 속에 생동하는 일상의 모습(특히 빨래의 이채로운 풍경과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플리트비체(Plitvice) _ 호수와 나무의 요정이 사는 숲

1979년 유네크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인 플리트비체는 태고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 생동하고 있었다. 사진 속 풍경만으로도 실제가 아닌 듯, 환상의 동화 속처럼 절로 감탄이 터져나온다. 문득 지리산(지리산댐, 케이블카로 논쟁중)이 떠오르며, 사람이 주가 되어, 몸살 직전인 지리산과 대조되면서 플리트비체의 비경에 빠져들다가 씁쓸함에 입만에 가시가 돋는 듯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또다시 플리트비체의 수려한 풍광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아름다움에 괜시리 눈가가 촉촉해진다. 사진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절경인데, 실제 눈 앞에 펼쳐진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그런데, 통나무로 이루어진 소롯한 길,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에, 지리산의 애처로운 몸부림이 더욱 처절하게 다가왔다.

 

스플리트(Split) _ 이야기가 있는 골목을 품은 곳

이 곳 역시 유테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다. 성벽이 둘러싼 미로 같은 골목과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정, 산책로 '리바'의 이국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사를 모른다는 것이다. 솔직히 '크로아티아'의 역사를 알지 못한 안타까움이 컸다. 유고슬로비아로부터 독립을 위해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곳인 스플리트에 포악한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라니.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다만, 내전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곳, 맑고 푸른 바다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며 희망을 찾아 세계 각지의 여행자가 찾아든다는 글을 보면서 아픈 역사가 깃든 그 자리 위에 일상을 품고 있는 스플리트를 눈으로 여러번 찍을 뿐이었다.

 

자그레브(Zagreb) _ 외로운 여행자들의 다정한 기착지

발칸반도의 천년고도,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는 일정을 변경하면서 다시 들른 곳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에서 무엇을 품고 있을지 기대하며, 다가올 이별이 아쉬움에 한 숨 돌린다. 첫 대문 글, "스플리트행 기차 시간만 기다렸다"는 문구를 읽는 순간, 창 밖에서 '붕~' 들려오는 귀청을 울리는 기적 소리(?)에 깜짝놀랐다.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절묘히 교차한 것일까? (분명 귓가에 들렸다)

 

여타 여행서와는 분명히 뭔가 다른 '차별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이달의읽을만한책'으로 선정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단순한 여행서와 달리, '크로아티아'를 소개하면서, 자연과 역사가 살아숨쉬는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그 무엇을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을 든 손 끝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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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것을 위하여 변하고 있다 - 한 ‘비전향장기수’의 삶, 그리고 그 삶을 넘어서는 염원
신현칠 지음 / 삼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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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장기수'의 삶이란 부제를 읽은 후, 한 인간의 신념과 의지를 엿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굴곡진 현대사를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엿볼 수 있으리란 생각도 함께 하였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을 위하여 변하고 있다>란 제목이 호기심을 끌고 눈길이 머물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 권의 책을 읽는데 무슨 용기냐 할 수 있겠지만, 참으로 많이 망설인 것이 사실이다. 고심 끝에, 한 번 읽고보자 결심하였다. 예상대로 쉽지 많은 않았다. 그런데, 책의 막바지에 이르자, 왠지 모르게 뭉굴한 것이 온 몸을 가득 채웠다. 예상대로 한 인간의 세태에 편승하지 않고, 올곧게 변하지 않은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삶의 대한 회한과 삶을 향한 의지와 열망을 솔직담백하게 고백하고 있었다.

 

저자 '신현칠'은 2009년 현재 93세로서 현존하는 최고령 비전향장기수라고 한다. 또한 2000년 비전향장기수 송환 때 남쪽에 남는 길을 선택한 몇 안 되는 비전향장기수 중에 한 분이라 한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비전향장기수'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다. 늦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을 위하여 변하고 있다>를 통해, '비전향장기수'의 의미와 삶에 대한 호기심을 채울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저자의 자전적 글은 일제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의 일부는 1990년대를 전후로, 2003년까지의 글이 소개되고 있다.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수졸산방에서'에서는 수필 형식으로, 책, 미술(피카소, 추상화),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부 '비전향장기수 송환에는 남은 일이 있다' 속, 공산주의의 몰락 과정의 바라보면서, 그 때의 생각과 '비전향장기수 송환'이후의 남겨진 과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3부 '50년만의 편지'는 그간 그의 인연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4부 '엄혹의 시대'는 말 그대로 옥중 생활 속 고단했던 삶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이 땅에서 공산주의자로서 살아야했던 고단한 삶을 진솔한 이야기로 진실되고 고백하고 있다. 또한 현대사의 아픔(사회안전법에 의한 예방구금을 처음 접했다.)이 한 세기에 달하는 그의 삶 속 깊이 베어있어, 더욱 진한 감동을 전하였다.

 

뜨거운 마음으로 한 시대를 살아냈다. 온갖 시련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정성껏" 살았다.  죽음보다 삶 쪽의 생각으로 가득차다며, 삶에 대한 희망을 품고, 새롭게 태어날 세계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모든 '인간 소외'가 없는 '공동체'가 되기를 염원하기도 한다. 또한 내가 살아온 날에 대한 대가라 여기며 떳떳이 지불하는 마음으로 사는 날까지 "정성껏" 살겠다는 그의 다짐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잔잔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 적잖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안전법에 의한 예방구금으로 인한 옥생활을 두고, 정치적, 권력의 폭력 앞에 '전향'의 거부는 그만의 투쟁이었고,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지키느 일, 인간의 파멸을 막는 유일한 길이었다는 그의 고백에 현대사의 쓰라린 기억에 뇌리에 박히든,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변하지 않는 것을 위하여 변하고 있다> 이 책을 참으로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안일한 삶에 자양분과도 같은 책 <변하지 않는 것을 위하여 변하고 있다>였다. 오래오래 더욱 건강하게  "정성껏" 살아가시길 기도해본다. 나역시 내 삶을 "정성껏" 살아보리라 생각이 스친다. 아니, 온 마음이 "정성껏" 살리라란 생각으로 가득 찬다. 
 







 

문득 역사에 현역으로 참가하지 못하여도 현역의 정신으로 참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까. 시대의 움직임에 대하여 기뻐할 것은 기뻐하고 분노할 것은 분노하고 슬퍼할 것은 슬퍼하면서 사는 것, 비록 싸우지는 못하고 나 혼자의 마음속 일인 것이 못내 슬프지만, 나의 지나온 날도 대개 그러한 것이 아니었던가. 지금은 더욱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

 (머리말11쪽 &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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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2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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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1>의 숨가픈 긴장과 이야기 전개에 홀딱 빠진 뒤, 한 숨 돌리고, <제중원 2>를 접하고, 역시나 깊은 밤이 무색할 정도로 정신없이 읽어버렸다. 스토리 전개는 뻔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 구한 말의 상황과 함께 전개되면서 박진감이 넘치고, 흡입력이 있다. 주인공 '황정'에 대한 '도양'의 열등감, 분노는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석란'과 '황정'의 사랑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새로 부임한 원칙주의자 '헤론'에게 미운 털이 박힌 '황정'의 고난이 어떻게 전개될지, '백정'이란 신분이 밝혀지는 과정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 되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니, 곧바로 이야기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컸다.  

 

제중원에서의 일사분란한 생활이 전개된다. 그러던 중 '마마' 등의 전염병이 돌면서, 규칙을 위반하고 어린 남매를 치료하는 황정을 만나고, 우연히 '제중원'을 찾은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신분을 밝히고 되므로써 '제중원'을 쫓겨나게 된다. 또다시, 전염병(호열자)이 창궐하게 되어, 제중원으로 돌아와 양반집 규수를 구하지만, 그로인해, 참수형에 처하지만, '헤론'의 재치로 면천이 된다. 하지만 조선의 운명은 퇴락하는 과정 속에서 제중원의 운명도 한치앞을 가늠할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조선을 둘러싼 일본의 음모가 제중원에도 드리우게 되는데.....

 

<제중원 2>권은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펼치는 조선 최초의 의사 '황정'의 삶을 만날 수 있다. '백정'의 신분이 드러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꿈을 향한 진념과 인간됨이 '도양'과 대조를 이루면서, 마지막엔 '헤론'도 인정을 하는 의사가 되고, 고종에게도 신임을 얻어 면천까지 되었다, 하지만 보장된 편안한 삶(물론 시대상 편안한 삶이 억지스럽기도 하다)이 아닌 험난한 삶을 향해 뛰어뒤는 그의 용기있는 삶은 안일함에 빠진 내게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실존 인물이란 점도 있지만, '제중원'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간의 갈등과 화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의학이 소재가 되어, 속도감있게 전개된다는 것이다. 구한말, 위태롭게 외줄타기하는 조선의 운명이 '제중원' 속에 녹아들었다. 구한말 조선의 운명과 함께 한 '황정'의 삶이 드라마로 어떻게 그려질지 사뭇 기대된다.

또한 저자가 말하듯, 한일합방의 고단했던 이 땅의 아픔이 100년이 되는 2010년이 바로 코앞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날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야 할 것인가? 과연 나 역시 10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것인가? 잠시 고개숙여 생각해 보았다. 언제나 그럴 듯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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