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2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제중원 1>의 숨가픈 긴장과 이야기 전개에 홀딱 빠진 뒤, 한 숨 돌리고, <제중원 2>를 접하고, 역시나 깊은 밤이 무색할 정도로 정신없이 읽어버렸다. 스토리 전개는 뻔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 구한 말의 상황과 함께 전개되면서 박진감이 넘치고, 흡입력이 있다. 주인공 '황정'에 대한 '도양'의 열등감, 분노는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석란'과 '황정'의 사랑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새로 부임한 원칙주의자 '헤론'에게 미운 털이 박힌 '황정'의 고난이 어떻게 전개될지, '백정'이란 신분이 밝혀지는 과정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 되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니, 곧바로 이야기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컸다.  

 

제중원에서의 일사분란한 생활이 전개된다. 그러던 중 '마마' 등의 전염병이 돌면서, 규칙을 위반하고 어린 남매를 치료하는 황정을 만나고, 우연히 '제중원'을 찾은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신분을 밝히고 되므로써 '제중원'을 쫓겨나게 된다. 또다시, 전염병(호열자)이 창궐하게 되어, 제중원으로 돌아와 양반집 규수를 구하지만, 그로인해, 참수형에 처하지만, '헤론'의 재치로 면천이 된다. 하지만 조선의 운명은 퇴락하는 과정 속에서 제중원의 운명도 한치앞을 가늠할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조선을 둘러싼 일본의 음모가 제중원에도 드리우게 되는데.....

 

<제중원 2>권은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펼치는 조선 최초의 의사 '황정'의 삶을 만날 수 있다. '백정'의 신분이 드러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꿈을 향한 진념과 인간됨이 '도양'과 대조를 이루면서, 마지막엔 '헤론'도 인정을 하는 의사가 되고, 고종에게도 신임을 얻어 면천까지 되었다, 하지만 보장된 편안한 삶(물론 시대상 편안한 삶이 억지스럽기도 하다)이 아닌 험난한 삶을 향해 뛰어뒤는 그의 용기있는 삶은 안일함에 빠진 내게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실존 인물이란 점도 있지만, '제중원'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간의 갈등과 화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의학이 소재가 되어, 속도감있게 전개된다는 것이다. 구한말, 위태롭게 외줄타기하는 조선의 운명이 '제중원' 속에 녹아들었다. 구한말 조선의 운명과 함께 한 '황정'의 삶이 드라마로 어떻게 그려질지 사뭇 기대된다.

또한 저자가 말하듯, 한일합방의 고단했던 이 땅의 아픔이 100년이 되는 2010년이 바로 코앞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날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야 할 것인가? 과연 나 역시 10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것인가? 잠시 고개숙여 생각해 보았다. 언제나 그럴 듯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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