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야? 토끼야? 생각쟁이 그림책 1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 서연 옮김, 탐 리히텐헬드 그림 / 아이맘(전집)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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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현실을 벌써부터 운운하기가 왠지 먹젆기도 하다. 이제 겨우 3살인 아이에게 왠지 '입시지옥'의 수령으로 몰고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의 '창의력'을 내 손으로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처음 <오리야? 토끼야?>를 보았을 때, 엄청 신선하고,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 같아,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같은 그림을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하면서 입씨름을 하는 상황! 그리고 서로의 시각을 인정하는 이야기는 완전 대박 느낌!

솔직히 그림을 보았을 때, 토끼라 생각했다. 오리치고는 부리가 왠지 길어 결코 오리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렇게 딱딱해진 머릿 속이 찰랑찰랑해지는 느낌이랄까? 아이의 생각 또한 물흐르듯 유연해 질 수 있다면, 그렇게 다양한 생각과 마주하면서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며 포용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싣고 책을 펼친다.

속 표지부터 흥미로웠다. 파란색 하늘 위, 둥둥 떠다니는 구름의 형상이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구름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 같다는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세심한 배려는 뒤표지에까지 이어지고 있어, 마지막 장까지 흥미를 더하고 있었다.

단순한 그림의 반복 속 오리와 토끼의 생태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펼치고,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또다른 하나의 그림이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듯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개미핥기와 브라키오사우르스라고? 잠깐 멈짓하며 그림을 살펴보게 된다. 모래언덕을 주시하고 있는 개미핥기의 얼굴? 푸른 나무잎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브라키오사우르스?

책읽기가 단순한 활자에 그치지 않고 생각의 나래를 활짝 펼치며 하나의 놀이가 되는 그림책이었다. 관찰력, 창의력 그리고 포용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시원시원하게 생각의 틀을 드넓혀주는 그림책, 생각쟁이 그림책의 다음 그림책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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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 -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영국식 인테리어
니코 웍스.이가타 게이코 지음, 나지윤 옮김 / 나무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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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책 중에 하나가 아닐까? <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는 말이다.

제아무리 꽃샘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듯한 3월이지만, 아무래도 겨울 동안의 묵은 때를 씻을 대청소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 솔직히 재주는 없어도 인테리어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그 흔한 잡지를 들추때면 화려한 모델들의 패션은 단순히 넘기기가 바쁘다. 하지만 인테리어 소품, 독특한 인테리어 구조를 소개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꼼꼼히 살펴보는 나로써는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책 <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였다. 그것도 출판사 나무 [수:]의 책이지 않은가! 그러그런 인테리어에 관한 책이 아닌, 감성을 자극하면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기대하게 되기 마련일 것이다.

봄의 활기를 만끽하기에 충분하였다. 소개되는 각각의 인테리어 비법, 그들만의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집약하면서, 일단 눈이 즐겼다. 화려한 색감에 정신없이 다른 이의 집들을 구경하다보면, 꿈을 갖게 된다. 나만의 개성이 녹아든 멋진 집에 대한 꿈!

6가지 테마별로 소개된 22개의 집들은 그들만의 개성이 넘치고 넘쳤다. 대체로 밝으면서도 화려하고, 작은 소품들 하나하나까지 집주인의 정성이 가득한 느낌, 엔티크와 가구들, 특히 가족에게 물려받은 고가구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활용하는 점에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한다. 현재와 과거과 한 공간에 조화되어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듯하다. 지난 물건이라며 버리기에 바빴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집안 구석구석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무엇하나 아직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집 안의 또다른 온기를 불러일으킨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으로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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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책 읽기 - 이제는 책도 먹어야 하는 시대!
이용.김수호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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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것도 시절인연이 절실히 필요한 듯하다(갑자기 법정스님의 '시절인연'이란 말씀이 책을 읽던 도중에 떠올랐다). 이 책은 한 반 년 정도 묵힌 책이다. 지인이 보내주신 책이었는데, 선뜩 반갑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리곤 책장 한 곳을 정리하다 우연히 책을 훓어보았다. 그리고 목차 중 6장 '맛있게 먹은 책, 잘 소화시켜라'란 문구에 일명 필이 팍 꽂혔다.

뒤돌아 하루를 정리해보면, 아무래도 kbs의 역사스페셜 "조선판 공부의 신 왕세자 교육"편이 또한 한 몫 한 듯하다. 한 권의 책을 반복적으로 읽고 또 읽는 학습법, 암기의 중요성은 배운 내용을 체득하는 과정의 일부분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반복'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차의 내용이 호기심을 일으켰다.

 

나의 책읽기는 일종의 오락이요, 취미였다. 즉 지속성이란 것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다 한 일년간 집중적으로 책과 씨름하던 중, 최근 살짝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과연 나는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회의에 빠져.

그러나, B. 리튼의 '목적이 없는 독서는 산보일 뿐이다.'(책 속에서 소개되었다. 각각의 이야기 끝에 독서에 관한 명언들이 2개씩 소개되고 있다)라는 말처럼 의미 없는 독서로 인한 공허함을 <맛있게 책 읽기>를 통해 단 숨에 날려버렸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독서'의 의미를 되새기며,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맛있게 책읽기>는 정말 맛깔스럽게 책을 읽는 숨은(?) 비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독서를 음식에 비유하며 쉽고 재미있게 효과적인 독서법을 논하고, 독서의 초보자들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좋은 독서 습관 더 나아가 지속적인 독서 습관을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제철에 맞는 음식을 먹듯, '주제별' 독서를 하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계획을 세워 하나의 주제별로 책을 읽지 않는다. 오늘처럼 불현듯 잡히는 책을 중심으로 순전히 시절인연에 맡기는 내게, 좀더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독서의 중요성을 일러주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좀더 책을 다른 이(특히, 책을 가까이하려는 마음과 달리 절대시간의 부족에 시달리는 가까운 지인들)와 나누고 함께 읽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각나기도 내심 흐믓해하면 책을 읽었다.  효과는 두고볼 일이겠지만.

또한 독서법, 독서에세이 관련 책들도 한 번쯤 읽어볼 일이다. 이처럼 '독서'에 대한 의지, 투지를 다시 한 번 불태울 수 있는 좋은 호기를 마련해주었지 않은가!

앞으로의 독서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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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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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피감에 눌렸을까? 손에 쥐고는 몇 번을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였다. 그리곤 늦은 밤 책을 다시 집었다. 쉽게 몰입되지 않는만큼, 잠을 재촉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겠지~ 그런데. 급작스레 이야기에 압도당했다.

 "그 어떤 일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19쪽)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하는 호기심에 첫장부터 마음이 들썩거렸다. 주인공 '레오(레오폴드 블룸 킹)'에게 일어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 사이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책은 쉽게 알려주지 않아 애를 태우며 밤을 쫓았다. 단 한 번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않았다.

무엇인가 불길함이 감도는 가운데 왠지 모르게 밝은 빛이 감돌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것에서 뛰어났던 형이 어린나이에 손목을 그어 자살한 현장을 목격하고, 그론 인한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정신적 방황으로 십대를 보냈다는 레오. 그렇게 십대를 보냈다고 이야기할 뿐이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이면서 과거엔 수녀였던 어머니의 냉대가 엿보이며, 레오를 더욱 괴롭히는 듯. 이점에서 문득, <일년 동안의 과부>(존 어빙, 2008, 사피엔스21)라는 책이 떠오른다. 아들의 죽음으로 가출한 엄마와 어린 딸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레오'의 상처가 과연 어떻게 치유될지 걱정이 앞서면서, 레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보호관찰 중(마약 소지 혐의로 보호관찰 중, 그만큼 정신적 공황으로 인한 좌절, 절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듯 안타까웠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만나게 된 아이들, 각기 다른 환경의 아이들(고아인 남매, 흑인, 알코올 중독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쌍둥이 남매, 마약 소지로 퇴학당해 전학온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만남이 있은지 20년 후, 훌쩍 시간을 뛰어넘어 또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20여년 간의 일들에 대한 호기심(갑자기 사건을 훌쩍 뛰어넘는 빠른 전개에 대한 아쉬움이 배가 되어 사건의 퍼즐을 풀려 재촉하게 된다.)과 그들이 겪게 될 사건들이 계속해서 나를 이끌어주었다.

 

사건의 배경이 된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미국남북전쟁의 불화선이 되었던 곳이란다)를 배경으로, 1969년 6월 16일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1960년대의 미국하면,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대혼란의 시기가 아니었던가! 흑인해방운동, 베트남 반전 운동 등이 큰물결을 이루던 시대! '저항의 시대'라 불리는 그 시대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친구가 되었다. 만연된 편견을 깨고, 레오를 중심으로 인종, 계층을 초월한 우정과 사랑이 펼쳐지는 것이 <사우스 브로드>의 큰 힘이었다. 그리곤  20년 후, 80년대를 배경으로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의 행방을 찾아 의기투합하는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무엇인가 커다란 사건, 소용돌이가 몰아부칠 것이란 암시로 <사우스 브로드>이 2권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인가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른다.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 속에 잠대된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해결될지, '팻 콘로이'의 마력에서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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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쪽빛문고 12
나시키 가호 지음, 데쿠네 이쿠 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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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그림동화책이다. 책을 나누는 기쁨이 커, 동화책에도 자연스렌 눈길이 머문다. 책을 읽은 누군가를 떠올려보면,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머물기 마련이니. 그렇게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이란 이색적인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도, 좀처럼 들리지도 않은 누군가의 마음을 그릴 줄 아는 페인트공의 이야기, 궁금하지 않은가!

 

이미 <서쪽 마녀가 죽었다>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가 '나시키 가호'의 작품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은 2002년 작으로 판타니 성장동화다. 하지만 내겐 낯설고 생경하다. 분명 뿌연 안개 속에서 갑작스레 나타났다 사라지는 여인, 그리고 평행이론처럼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고, 죽음을 맞는 이야기 구조라는 판타지가 가미되어 독특하면서도 다소 어렵다는 느낌이었다. 과연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동화책이란 말인가?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처음 읽은 것만으론 좀처럼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책소개는 '또렷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철학적인 내용을 환상적인 동화로 표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위안을 삼아보며, 다시 천천히 곱씹으면 책을 펼쳤다.

 

페인트! 이사오면서 온 집을 직접 페인트칠하고 도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의 경험을 되살려보면, 무척이나 고되고 힘든 일이었다. 의욕처럼 쉽게 진척되지도 않고, 또한 그 냄새는?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너무 꼼꼼히 한다면 시간을 지체하다보면, 페인트가 흘려내려 뭉치면서 흔적을 남기고, 설렁설렁하기엔 붓질에 힘이 드러가기 마련이다. 단순히 도화지에 그리는 그림과는 분명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은 페인트를 천직이라 알고 살아가는 주인공 '싱야'가 있다. 물론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품기도 하지만, '불세출이 페인트공'이었음엔 틀림없었다. 페인트칠로 다른 이들의 마음을 행복으로 물들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때론 페인트칠에 불만을 표하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프랑스로 떠난 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로 돌아오지 못한 채,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페인트공 '싱야'는 아버지의 자취를 찾아 프랑스로 떠난다. 그리고 배에서 만난 한 여인으로부터 아버지의 유품을 물려받고 돌아온다. 그것은 한 쪽 끝이 다 닳고 해진 붓말이다. 그리고 가게를 열어 페인트일을 시작하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페인트를 칠하게 되는데, 다시 찾아온 여인!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각과 함께 오렌지빛의 레스토랑이 '위트릴로의 흰색'이 칠해진 간판으로 변하게 되는데

 

흰색이면 흰색이지 뭐? '위트릴로의 흰색'이라고? 묻는 순간 무엇인지 뚜렷하게 설명할 수 없는 희미한 미소를 짓게 된다. 반쯤 졸린 눈을 하고 있는 역삼각형 구조의 인물들, 어리숙함이 묻어나는 그림에서 왠지모른게 진정성이 묻어나오는 것은 작가의 의도 그대로 표출되는 동화적 환상의 세계인 것일까? '위트릴로의 흰색'이 펼쳐지는 순간, 스스로를 갇워두었던 높은 장벽이 일순간 허물어질 것이다. 하늘의 빛이 '하늘색'만이 아닌 것처럼.

우직함으로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았던 페인트공 '싱야'의 이야기는 삶의 희노애락을 온전히 담아내며,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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