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의 부피감에 눌렸을까? 손에 쥐고는 몇 번을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였다. 그리곤 늦은 밤 책을 다시 집었다. 쉽게 몰입되지 않는만큼, 잠을 재촉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겠지~ 그런데. 급작스레 이야기에 압도당했다.

 "그 어떤 일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19쪽)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하는 호기심에 첫장부터 마음이 들썩거렸다. 주인공 '레오(레오폴드 블룸 킹)'에게 일어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 사이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책은 쉽게 알려주지 않아 애를 태우며 밤을 쫓았다. 단 한 번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않았다.

무엇인가 불길함이 감도는 가운데 왠지 모르게 밝은 빛이 감돌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것에서 뛰어났던 형이 어린나이에 손목을 그어 자살한 현장을 목격하고, 그론 인한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정신적 방황으로 십대를 보냈다는 레오. 그렇게 십대를 보냈다고 이야기할 뿐이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이면서 과거엔 수녀였던 어머니의 냉대가 엿보이며, 레오를 더욱 괴롭히는 듯. 이점에서 문득, <일년 동안의 과부>(존 어빙, 2008, 사피엔스21)라는 책이 떠오른다. 아들의 죽음으로 가출한 엄마와 어린 딸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레오'의 상처가 과연 어떻게 치유될지 걱정이 앞서면서, 레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보호관찰 중(마약 소지 혐의로 보호관찰 중, 그만큼 정신적 공황으로 인한 좌절, 절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듯 안타까웠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만나게 된 아이들, 각기 다른 환경의 아이들(고아인 남매, 흑인, 알코올 중독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쌍둥이 남매, 마약 소지로 퇴학당해 전학온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만남이 있은지 20년 후, 훌쩍 시간을 뛰어넘어 또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20여년 간의 일들에 대한 호기심(갑자기 사건을 훌쩍 뛰어넘는 빠른 전개에 대한 아쉬움이 배가 되어 사건의 퍼즐을 풀려 재촉하게 된다.)과 그들이 겪게 될 사건들이 계속해서 나를 이끌어주었다.

 

사건의 배경이 된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미국남북전쟁의 불화선이 되었던 곳이란다)를 배경으로, 1969년 6월 16일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1960년대의 미국하면,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대혼란의 시기가 아니었던가! 흑인해방운동, 베트남 반전 운동 등이 큰물결을 이루던 시대! '저항의 시대'라 불리는 그 시대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친구가 되었다. 만연된 편견을 깨고, 레오를 중심으로 인종, 계층을 초월한 우정과 사랑이 펼쳐지는 것이 <사우스 브로드>의 큰 힘이었다. 그리곤  20년 후, 80년대를 배경으로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의 행방을 찾아 의기투합하는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무엇인가 커다란 사건, 소용돌이가 몰아부칠 것이란 암시로 <사우스 브로드>이 2권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인가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른다.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 속에 잠대된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해결될지, '팻 콘로이'의 마력에서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