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외국계 임직원들이 들락거리던 때가 있었다. 요즘도 가끔 그들의 방문을 받곤 하지만 예전같지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그들의 발걸음을 잡고 놔주지 않는모양이다. 이동네 직원들은 년 4~5명이 외국유학을 간다. 2년전 처음으로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직원이 귀국을 하면서 바로 우리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우리부서 별명이 "건방천국"이라며 사내에서 가장 건방진 넘들만 근무한다는 부서이다. 이 부서로 임명된 그 유학새내기는 처음부터 하늘을 찌르는 기를 발산하며 다른사람들의 부러움 반, 시셈 반을 받으며 보무도 당당히 자기자리를 찾아서 앉는다.
한녀석이 진급을하고 신출내기 머밍험 유학생이 온것을 기념하기 위해 송환영 행사(?)를 거창하게 준비하고 지난 목욜날 수원 모 음식점에서 실행에 옮겼다. 진한 안주에 한잔 또한잔이 거듭되며 거의 전 직원들의 술을 한잔씩 받아마셨다 싶었는데 그 건방진(?) 신출내기 직원만 뺀질대는 것이 못내 안되보였는지 주무대리가 한마디 하신다. "너 이동네에서 생존해 계실라면 팀장님 술한잔 드려야돼~~ㅜㅠ(사실은 그게 아닌데~~ㅜㅠ)". 이 신출내기 친구 왈, "주무님, 이미 나름대로 조사를 해서 그정도는 알고 있는데요, 팀장님 주량이 워낙 특출나셔서 감히 오금이 저려서 못드리고 있슴다." 허걱~~~ 이건 뭐 온동네 소문 꽉꽉 채웠구만!!
조심스럽게 다가온 그 친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말 한다디를 남기며, 폭탄주를 손수 제작하여 한바퀴 돌린다며 자기가 한잔 마시고 나에게 한잔을 권한다. 거침없이 한잔을 하곤 돌아가는 잔이라며 술잔을 보내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찌나 술잔이 빨리 돌았는지 마지막 그 새내기 친구가 마무리 한잔을 하는 것으로 술자리를 파하기로 합의하였다. 문제는 새내기가 팀장하고 끝까지 술타령을 해보고 싶다며 졸라대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기로 하였다. ㅜㅠ
오늘 술자리에서 마지막 술잔이라며 소주 반, 맥주 반을 가득따라 놓고 둘이서 화해(?)의 뜻으로 러브샷를 하는 것으로 하였다. 새내기와 내가 한숨에 컵술을 비우고 돈을 계산하려고 나왔는데 이미 누군가가 계산을 하였다. 짐작가는 일이 사람이 있어 모른척해놓고 새내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다 잠깐 식당 길건너 문구점엘 가보니 마침 딸래미가 사달라고 졸라대던 책이 있어 술김에 씨리즈로 질러버리고 책보따리를 들고 밖에 나와보니 새내기가 팀장님 도망같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옆으로 살짝다가가 욕만안하면 된다고 속달거리자 화들짝 놀란 새내기를 택시를 태워 먼저 보내놓고 큰차(버스)로 집엘 도착하였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보고 가장 먼저 처다보고 싶은 곳을 보게 되있다고 한다. 또한 처음 본 인상이 상대방의 인상을 거의 결정짓는다고 하니 상대방에게 보여지는 첫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할것 같다. 새내기 친구도 아마 우리팀과 나를 만났던 첫 인상이 머릿속에 꽉 들어차있어 다른 인상을 심어보려고 술을 과하게 마셨던가 보다.
다음날 일찍 출근해보니 늘 그렇듯이 아무도 출근을 하지 않았다. 조간신문에 실린 글귀들이 들어오고 국책 또는 민간연구소들의 조간브리핑은 없는 지 대충 살펴보니 별게 없는 듯 하여 윗선에 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고 읽어보고 싶은 내용들만 콕콕 찍어 읽어볼 요량으로 풍덩 인터넷 바다엘 들어갔다.
12시 점심을 먹고서야 어슬렁거리며 사무실 출근을 하는 새내기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 하다. 분명 어제 한 일들을 누군가에게 의해 전달해서 들어을 것이고, 그 다음날 정시 출근하지 못하면 다음날로 다른 과 사무실 행이라는 소문을~~
아니라고 애써 소리쳐보지만 오후 15시가 넘어가는 가운데 그때서야 모기소리만하게 "팀장님 어제 죄송했어요! 잘못했습니다." 한다. "어제밤 뭔일 일었어!!!", 난 전혀 기억에 없어!. 뭔일인지 모르지만 최악의 경우로 인한 결과가 일어났어도 그날 그 장소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야! 지나간건 기억에서 빼버려~~ㅜㅠ"하고 돌아서 내자리에 앉았다.
나도 저런때가 있었는데, 기억의 한모둥이를 돌아가면 그 옛날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렴풋하게 떠오를 텐데~~ 하루 온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