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일본제국주의 지배에서 벗어난 날이다. 이날이 갖고있는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당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었던 중회민국의 장개석 총통은 한반도의 독립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으며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한국의 정부수립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물론 남북한을 분할하여 미국과 소련의 영향력 아래 각각 군대를 주둔시키며 분단국가로의 출발을 막지는 못하였지만 독립된 나라로 인정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해줬던 강력한 우방은 지금의 대만정부였던 셈이다.  

몇일전 대만을 방문해야만 했었다.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의 학교재단을 방문하여 한국내에 투자유향을 문의하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학교재단의 규모와 재단이사장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방문결과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꽤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한국내의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일변도의 정책과 아직도 외국자본에 대한 국민적 시각이 냉냉하기만 한 분위기를 재단 관계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오해와 불신이 풀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투자할 수 없지않겠는가하는 의문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변수를 생각해야 하겠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치적인 관점과 공무원들이 개념(한국이 처해있는 경제적, 정치적, 국제적 현실)없는 자가당착적인 판단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한국내에서 안되는게 어딧니 하는 우수개소리처럼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밖에~~ 

한때 세계의 평화를 한손에 쥐고다녔던 한 국가가 지금은 국제적인 고립속에 전 국민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고있으려니 쓰리고 안타깝고 오기어린 치기가 올라오기까지 한다. 대만의 생존전략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대만정부는 대만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인들에게 특별 면세권을 주는 것은 물론 모든 비즈니스를 외국인 중심으로 지원해주는 정치적, 정책적, 행정적 지원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그들은 특히 교육사업은 다른 모든 사업에 우선하여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외국학생들이 대만으로 유학을 올 경우에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알선해주는 것은 물론 한국과 비교하여 약 4분의 1 수준으로 유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졸업한 이후에도 그들이 끝까지 관리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동문회를 조직하여 전세계 어느나라이던 지원요청을 하게 될 경우 취업문제까지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해주고 있었다.  

세계 각국이 그들을 멀리하고 있지만 특히 그들을 철저하게 버린 국가는 한국이 아닌가 한다. 다음이 일본과 미국 순이 될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국이 태어날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국가임에도 중국과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여 대만을 헌신짝 버리듯 하였으니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이중적 태도는 분노에 가까울 수 밖에 더 있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좌절하지 않고 교육사업을 중심으로 더 많은 한국학생들과 일본, 미국, 제3세계 국가들의 학생들을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하여 1년에 200일 이상을 지구촌을 돌며 유치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하고는 더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또한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국제사회에서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유지해 나가는 모습이 어디에서부터 나왔는 지를 보고 국가의 근간을 세우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지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공항에 도착한 이후 그들이 내게 보여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지금까지 조그마한 일 몇개 해놓고 큰소리친 내가 한없이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재단이사장의 따뜻한 맞이, 재단 관계자들의 24시간 밀착지원, 학교총동문회의 눈물겨운 지원 등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만큼 최선을 다해야 하는 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해야하는 지 좌표를 삼게 되었다.  

밥한끼 술한잔을 나눠도 영원한 친구가 되는 경우가 있고, 백만번을 만나도 영원히 돌아설 수 없는 적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이들과 언제 등을 돌리게 될지 모르지만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말한마디라도 언제나 정겹게 나눌 수 있는 마음의 내공을 열심이 쌓아야 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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