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벌써 같은 마을에서 두분이 이승길로 떠나가셨다. 삶의 무게를 견디시지 못하고 떠나가신 그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아래윗집에서 현생을 살다가신 그분들이 이승에서도 만나실 수 있을까 모르겠다.
장례식장을 들어서기가 바쁘게 동네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오랫만에 년초부터 연거퍼 두번씩이나 만나 비록 초상집일 지언정 슬픔을 술잔에 띄워놓고 한잔술에 취해보자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건네는 잔은 설령 그 잔에 독이들어있다해도 거부할 수 없는, 터부같은 것이 아직도 시골 동네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분들의 술잔이 언제나 돌아올려나 몹시도 겁이 났으나 한편으로는 차라리 이양반들과 대적을 하는 편이 훨씬 오늘밤은 수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동창넘들 중 술태백이넘이 언듯언듯 내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바라던(?) 동네어르신들은 젊은 넘들에게 치여서 한귀퉁이로 물러나시고 예상했던 대로 친구녀석들이 상 네귀퉁이를 잡고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친구녀석들 눈에 띄게되었고 그 시간부터 한잔이 또 한잔이 되고 한병이 또 한병이 되면서 상한선을 채우게 되었다. ㅜㅠ
신년 몇일만에 두번씩이나 강제동원(?)되어 마신술은 벌써 10여병이 넘는것 같다. 꼭두새벽 출근길에 먼 발치로 바라본 출근길 옆 저수지에는 겨울답지 않게 안개꽃이 피어나고 있다.
작년 못지않는 강제동원(?)된 술 일기가 시작될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