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사람들과 주변의 지인 등등 많은 사람들과 생애 최초로 스키장을 가게 되었다.
모처럼만의 기회를 이용하여 회원들과 지난 16일 이른 저녁에 강원도 00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스키복 빌리고, 장갑, 모자 등등 필요한 장비를 갖춰 단 한번도 올라가보지 못한 스키장으로 향했다. 강사님의 열띤 강의는 듣는둥 마는둥 하고 내심 '이깟 스키 정도쯤이야' 단 한번의 두려움도 없이 리프트를 타고 초급코스로 올라가 야간 스키장을 활강(?)하였다. 안봐도 비디오다. 서너번을 굴러 도착해보니 일행들은 그 시간까지 열심히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그들은 초급 코스를 타보지도 못하고 그날 강의만 열심이 듣고 마루리를 하였다. 현실적으로 부딛혀가며 배워야 한다는 지론(?, 오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시간 리프트를 몰래 타고 올라가서 두어번 또 넘어지면서 스스로 스키타는 방법을 남들보다 조금더 일찍 깨우쳤다.
숙소에 늦게 도착하니 모두들 도망갖거나 술타령을 하고 있을꺼라며 내기들을 하고 있었단다. 얼굴 빤빤하게 술한잔도 거치지 않고 들어오는 나를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던지~~(실은 술값이 내 호주머니에 있었단다.).
11시부터 시작된 술판은 처음부터 맥주로 시작하고 가비얍게 끝내자고 하더니만 맥주 한박스쯤 거덜날 시간쯤 술이 싱겁다며 소주로, 또 국산 양주로 이어진다. 이사람저사람 술잔이 난무하고 결국 끝까지 나와 또 다른 고래만 남고 모두들 볼품없이 들 주무신다. 모두 깨워 라면을 끌여주고 난 그만 잠에 빠져버렸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들은 이미 밥먹으러 식당으로 이동하고 나와 술고래 한사람, 두명만 아침을 못먹었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곤 아침 라면으로 때우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초급 강습을 받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어제밤 서너번씩 너머진 덕분(?)에 초급코스를 가볍게 휘졋가며 온갖 폼을 다잡고 내려와보니 일행들은 그제서야 초급 코스 강습을 받기 위해 리프트엘 올라간다.
반나절을 대충 때우다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중급코스로 이동하려고 하니 강사님이 극구 반대를 하신다. 한사람 때문에 일행 전체가 뒤집어질일을 만들어선 안된단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한데, 한창 재미들릴때 얼른 배워나야 내년에라고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사명감(?)에 오버를 하고 말았다. 일행들에게 미안하다며 스키복과 스키화를 벗어버리고 숙소로 올라와서 잠을 청한다. 어제 마신 술 덕분에 금방 잠이들었는데 그 사이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 모양이다. 사무실에서 함께 동참한 직원이 부사장님이 전화 안받는다며 불호령을 내렸단다. 급하게 서둘러 전화를 해보니 당장 사무실에 출근을 하라신다. 여기 강원도인데요?
통 사정을 하여 일요일날 출근하기로 하였으나 영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직원을 살살 꼬드껴 점심도 못먹고 바로 사무실로 출근을 해보니 서울 본사에서 사장님이 내려오신다고 호떡집 불난듯 하다. 빨리 올라오길 잘했다며 한시름 놓고 있는데 어찌 들으셨는지 부사장님실로 빨리 오라며 호통이시다. 난 왜 되는일이 없냐~~ㅜㅠ
어찌어찌 보고서를 작성해서 숙소로 가져오라며 정작 본인은 퇴근하신다. 이건 뭐 강원도 있던 놈을 불러올려놓고 밤이 열이라도 오늘중으로 보고서를 끝내라니~~
3시간만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숙소엘 도착해보니 안계신다. 슬금슬금 올라오는게 있다. 직원하고 같이 터덜터덜 숙소를 빠져나오는데 차 한대가 우리앞을 가로 막는다. '박과장, 밥이나 먹고가라!'로 시작된 술자리가 하루를 넘긴다. 어제도 거의 꼭지가 돌 정도였었는데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