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움은 과정이고 가벼움은 목표다. 생각과 학문, 곧 인간의 사고와 세상에 대한 공부는 가벼움으로 시작해서 가벼움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벼움은 궁극적인 미덕이다. 하지만 그 미덕을 이루어내는 노력의 과정에는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 인간 사고의 날아갈 듯 명쾌한 결론은 날릴 듯 가벼운 사고의 결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의 결과로 추구하는 것은 깨달음이다. 깨달음의 순간은 날아갈 듯 가볍다. 명쾌한 해결은 가볍다.
모든 물질은 무게가 있지만 정신(Geist)은 물질과 반대로 무게가 전혀 없다. 그것은 절대 무중력의 상태에 있다. 그러므로 한없이 가볍게 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의 본질은 자유다. 하지만 절대 무중력의 정신과 자유의 획득에 이르는 길은 엄청난 중력을 이기며 걷는 무거움의 행진이다.
삶의 궁극적 가벼움,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것은 경신(輕身)의 내공을 쌓듯 무겁게 견뎌야 한다. 그래야 가벼움의 도를 터득한다. 사람들은 삶의 궁극적 가벼움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것도 가벼움으로 시작하고 가벼움을 거쳐서 가볍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거움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 내 친구 이파리네집에서 퍼온 리베로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