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거의 없다. 그 잘들 잃어버린다는 지갑도 딱 한번밖에 잃어버린 적이 없다. 그 한번도 중학교 2학년때 놀이공원에 놀러갔을 때, 친구에게 지갑을 맡겨놓고 놀이기구를 타고온 사이 그 친구가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 정도로 내 물건을 잘 관리하는 나에게 물건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인 일이다. 물건에 별달리 애착을 갖는 편이 아니어서 남이 예쁘다고 하면 덜컥덜컥 잘 주기는 하지만, 내 손에서 뭔가를 잃어버린다는 건.... 내 일상을 마구 흐트려 뜨리는 일 중의 하나이다.
내 스스로도 그런 내 성향을 잘 알다보니, 일부러도 물건에 별 달리 애착을 안 갖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편인데... 나도 사람이다 보니, 몇몇 물건은 '절대 잃어버려선 안돼'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 중 넘버원이 바로 내가 늘 차고다니던 시계인데...
꽤 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결혼 직후부터는 주구장창 차고다닌 시계이니... 말하자면 예물시계이다. 울 오빠가 깜짝선물이라고 준 것 중에서, 유일무이하게 내 마음에 쏙 든 선물이었다(내 주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할 거야라고 해서 준 것치고, 내 취향인 것이 참 드물다. 도대체 보이는 나랑 진짜 내가 얼마나 다르길래 -.-;;;). 내 스스로도 굉장히 디자인이나 착용감에서 만족하는 놈인데, 이 해바라기를 몇일전에 잃어버리고야 만 것이다!
형님네 집에 놓고 왔거나, 가방에 혹은 집에 있겠거니 하고 몇일을 찾아봤지만 없다! 최근에 버클 부분이 잘 풀려서 AS를 맡겨야지 했는데, 게으름이 결국 큰일을 냈다. 몇 일전 나사가 조금 풀린 걸 봤는데, 그걸 다시 조여놓지 않은 것도 영 나 스스로에게 짜증나는 일이다.
그 두 가지 정황으로 추측컨데, 회사에서 떨어뜨렸다로 마음속으로 결론은 지어놓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라도 올려볼까 했지만, 이걸 찾아달라고 해서 찾아질 물건도 아니고... 이미 시간도 한참 지났고...
아... 젠장... 생각하면 할 수록 점차 마음이 시끌시끌,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제발 어디선가 튀어나와주면 좋으련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