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달러 게이 시장을 잡아라.'
 
미국에서는 지금 동성애자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
 
올해 초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가 동성애자 커플들에게 이성애자들과 똑같은 결혼생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한 파격을 단행한 이후 여러 주들이 이를 따르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 매사추세츠주에서는 17일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미국 51개주 가운데 최초로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과 똑같이 합법적인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힘입어 매사추세츠 주민들은 동성애 특수를 단단히 누리고 있다. 결혼하기 적합한 아름다운 항구도시 프로빈스타운에는 6개월부터 동성 결혼에 대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다. 플로리스트·비디오작가·웨딩플래너·연회업자들이 몰려들었고, 게스트하우스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또 청교도 기념비 등 관광지들도 결혼 피로연을 위한 마케팅 작업이 한창이다.
 
비단 매사추세츠만의 일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기업들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 틈세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IBM과 J P 모건 체이스, 센던트, 웰스 파고 등 대기업들이 120만명으로 추산되는 동성애자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뻗고 있다. 동성애자 그룹이 이제 위력적인 소수 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IBM은 동성애자 마케팅을 위해 2명의 판매 최고책임자와 수백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했다. 동성애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기업이 1년 동안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쓰는 돈이 줄잡아 수십억달러가 넘는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웹사이트에 게이 비즈니스 섹션을 따로 만들어 IBM의 게이 직원 1,200여명이 E메일을 통해 같은 동성애자들을 돕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지난해 IBM은 동성애자가 창립한 리플레이스먼츠, 올리비아 등으로부터 수십만달러의 주문을 받을 수 있었다.
 
동성애자들이 운영하는 회사인 '스카우트 프로덕션'은 초기 창립비용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들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동성애자와 친하다는 광고에도 모델로 선다.
 
센던트가 소유하고 있는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도 동성애자 부부를 이성결혼 부부와 똑같이 대우한다는 내부규정을 강화했다. 또한 지난해 여름에는 동성애자를 다룬 영화를 홍보하는 웹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전국 게이&레즈비언 상공회의소도 대기업들이 동성애자 소유 회사를 소수 그룹 공급자 리스트에 추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바야흐로 동성애자들이 귀빈 대접을 받는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굿데이, 최갑수 기자, 200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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