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3년을 다니며 읽었던 유일한 책이 아마 이 책일 것이다. 난 참 독서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때 방학숙제로 책사자말자 급하게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희미한 20W짜리 형광등 하나에 의지하여 글자포인트 7~8포인트 밖에 되지 않던 그 풍림출판사 책을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단칸방에 살았었는지라 엄마가 혹 볼지라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억누르며 재미나게 읽었던 그 기억이...
이 책을 다시 보기로 했다. 15년만이다. 주인공 이름이 제제였다는 것 밖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읽으며 내가 그때 왜 눈시울이 뜨거웠었는지 기억해 냈다. 그건 제제가 너무 불쌍해서가 아니라 내가 불쌍해서였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제제와 나는 흡사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슴아파하며 읽었었구나...
나에게 이 책은 추억의 책이다. 그저 수없이 많이 읽은 책 중에 하나의 책이 아니라 단 한권의 책이다...감동은 그 어릴적만 못하지만 여전히 눈시울을 적셔준다. 아마 머지않아 또 주인공 이름이 제제였던 것 밖에 기억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이 책은 내 서가에 고스란히 남아 내 아이에게도 전해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