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는 미디어, 분별하는 사고력 - AI와 딥페이크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감수성
오승용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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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는 미디어, 분별하는 사고력》(오승용, 인물과사상사)

한때 리터러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스마트폰리터러시, SNS리터러시, ... 이런 식으로 발전해가면서 현재는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AI 리터러시라는 말들로 점점 발전해가는 리터러시 들을 접해왔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정보의 파도 속에서 살아간다. 문제는 그 정보가 모두 진실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오승용 저자의 《속이는 미디어, 분별하는 사고력》은 이 착시의 시대에 ‘보는 눈’을 되찾기 위한 책이다. 제목이 곧 내용이다. 미디어는 속이고, 인간은 분별해야 한다.

저자는 방송국 PD이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현장의 실천가로서, 현장에서 길어 올린 구체적 사례로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드러낸다. 뉴스 헤드라인의 왜곡, SNS 알고리즘의 유혹, 딥페이크 영상의 위장된 사실성… 이 모든 장치가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자극해 ‘판단 정지 상태’로 몰고 가는 과정을 섬세히 해부한다. 그는 이를 “자동 소비의 함정”이라 부른다.

이 책의 미덕은 학문적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생활 속 언어로 번역해냈다는 점이다. ‘1+1은 2일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해, 우리가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미디어가 제공하는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는지를 짚는다. 또한 AI와 딥페이크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감수성을 강조하며, 인간의 직관과 성찰이야말로 기술보다 앞서야 한다고 말한다.

《속이는 미디어, 분별하는 사고력》은 지식서이면서 동시에 실천서다. 저자는 독자에게 “멈춰 생각하라”는 태도를 요구한다. 소비자로서의 관성에서 벗어나, 질문하는 시민으로 서라는 촉구다. 정보의 과잉 속에서 ‘의심’은 회의가 아니라 윤리다.

물론 한계도 있다. 청소년과 교사 대상의 교재로 기획된 만큼, 미디어 권력의 구조나 정치경제적 분석은 깊게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이 단순함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무겁지 않게, 그러나 뼈 있게 전달된다.

결국 이 책은 ‘비판적 사고력’을 회복하자는 요청을 넘어, ‘감수성의 복원’을 말한다. 미디어를 경계하되 두려워하지 않고, 기술을 활용하되 그 이면을 읽는 인간. 그런 균형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된다.

속이는 미디어의 시대, 분별은 생존의 기술이다.

이 책은 그 기술을 인간의 언어로, 일상의 눈높이에서 다시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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