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 살아있는 전설, 요기 베라의 삶과 지혜
요기 베라 지음, 송재우 옮김 / 시유시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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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즈 출신의 전설적인 야구 스타 요기 베라의 주옥같은(?) 말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하지만 아무리 요기 베라가 유명한 스타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의 그는 낯선 존재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책의 한 부분에 요기 베라란 누구인가 하는 부분을 넣었어야 했다. 야구 선수로서의 그는 어떠했는지, 그의 삶은 어떠했는지 하는 정보가 어느 정도 제공되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요기 베라의 요기즘은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명색이 요기 베라의 책인데 요기 베라의 사진 한 장 없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옛사진 한 장 없는 요기 베라의 책, 과연 의미가 있는 걸까? 요기 베라가 유명한 것은 야구 선수로서 성실하게 살았고, 그것이 그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야구 선수로서의 삶이 잘 드러나있지 않은 이 책은 마치 비지니스맨이 쓴 책처럼 보인다. 사진 한장 넣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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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작가와 몽상 - 프로이트전집 18 프로이트 전집 18
프로이트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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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미있다. 프로이트라는 이름 앞에서 주눅 들지만 않는다면 그의 저서로는 드물게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우선은 이 책에서 분석이 되고 있는 작품들이 우리의 흥미를 끈다.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도스토예프스키의 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옌젠의 그라디바 등이 그것이다. 이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환상 문학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호프만이야 환상 문학의 시조격이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고, 도스코예프스키 역시 환상적인 기법을 그의 작품에 상당히 많이 도입했던 사람이다.

옌젠은 우리 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만 환상적인작품들을 많이 썼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분석 내용이야 전문가적 견해가 필요하니 제쳐놓더라도 프로이트의 분석은 자신이 선택한 작품들보다도 어떤 의미에서는 더 문학적이다. 대담한 가설과 그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은 읽는 사람에게 문학적인 즐거움을 준다.

문학적인 즐거움이라 하는 것은 정신분석이란 결국은 어느 정도는 주관적인 학문이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을 내가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 예를 든작품들이 환상적인 경향을 띄고 있다는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은 거쇼 같다. 환상적인 작품이야말로 몽상을 펼쳐보기에 가장 좋은 장르가 아니겠는가.

각설하고 이 책은 환상 문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읽으면 무척이나 좋을 책이다. 상징이나 환상을 구사하더라도 그것이 자기 시대의 특징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을 구사할 때 문학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누가 아는가, 프로이트는 아니더라도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의 분석 대상이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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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4
페르 라게르크비스트 지음, 한영환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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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외국 소설을 찾던 나의 눈에 이 책이 들어왔다. 물론 실제의 책이 아닌 인터넷, 알라딘에 올라있는 정보로서의 책 말이다. 문예 출판사라면 오래된 소설들을 많이 내는 출판사로 되어 있었기에 조금은 주저했지만 발간일이 최근이라 큰 마음을 먹고 샀다.

소설의 내용은 만족스러웠다. 예수 대신 살아난 바라바는 예수에 대해 알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예수라는 것은 실체라기 보다는 믿음이다. 그것을 바라바는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바라바의 생은 비극적으로 끝나고 만다. 믿음과 종교 문제를 깊이 천착한 좋은 작품이었다. 명쾌하고 직선적인 문장은 남성적인 힘을 느끼게 한다. 대사가 거의 없이 바라바에 대한 서술로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이 빠르게 바라바의 입장이 되어 몰입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었다.

믿음없는 세계에 대한 비판 어쩌구 하는 서평들이 있던데 그런 내용이라기 보다는 종교의 허위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적합할 듯했다. 그리고 한 가지, 이 책의 초판은 1975년에 발행되었다. 알라딘에는 재판의 정보만 있던데 내용의 변화가 없다면 초판권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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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오수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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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제목은 키친이다. 키친과 부엌은 다르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오수연이 다르듯. 오수연의 소설에 따르면 세계는 양분되어 있다. 다모와 무라뜨가, 채식과 육식이, 피식자와 포식자가, 정신과 육체가, 피학성과 가학성으로 양분되어 있다. 작가는 양분된 세계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한국 여자가 쓴 소설로는 드물게 관념적이다. 사랑, 애정 따위의 낯간지러운 말은 미처 자리할 틈이 없다. 더군다나 이 소설의 배경은 인도이다. 가난한 자의 나라, 인도. 하녀가 방을 청소해 주는 나라, 인도가 이 소설의 배경이다. 마치 낯선 곳을 걷는듯한 기분이다.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받을만한 소설이다. 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좋은 소설을 위해서는 늘 낯선 체험이 필요한 것인가? 작가가 2년여를 인도에서 보내지 않았더라도 이 소설을 가능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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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천운영 지음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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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이 작가에 대해 칭찬만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사실 칭찬을 받을만한 작가이기는 하다. 소설 하나 쓰려고 횟집에 취직을 하거나, 마장동에서 일을 하는 작가란 우리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족속이다. 자신의 체험이 묻어있다보니 묘사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자신이 소설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 하는 계산이 확실하게 서 있다. 바늘 같은 경우는 그러한 미덕이 극에 달해 있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바늘을 읽으며 섬뜩함을 느꼈다. 그러나 다른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러한 느낌은 사라져갔다. 나중에는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작가는 매우 선정적인 작가가 될 수 있겠다고. 선정적인 소재, 자극적인 묘사, 이것이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고. 자극적인 소재,배워서 아는 소재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보다는 진지한 주제 의식을 더 다듬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 말이다. 어쩌면 그것은 취향 차이에 다름아닐지 모른다. 발과 머리, 나라면 머리로 쓰는 글을 원하겠다. 관념적인 글을 원한다는 게 아니다. 다만 좀 더 고민하기를, 그런 소설을 읽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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