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참, 별감이라, 그놈들 참 매력적이다. 옷만 번드르르하게 입고, 술이나 처먹고, 소리 지르고 싸움판이나 만들면서 살지만 그래도 그놈들 찰 매력적이다. 숨 막힐 것만 같던 시대에 그런 인간들이 있었다니 놀랍다. 물론 놈들은 세상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서민들 등처먹고, 돈으로 사람들 매수하고, 양반들에게는 굽신거리다 술 취하면 주먹 날리기 일쑤다. 그래도 놈들은 매력적이다. 놈들에게는 그저 한 세상 즐겁게 살자, 하는 그런 맛이 있다. 때론 그렇게 살고 싶다. 있는 돈 공중에 던지며 그렇듯 살아 보고 싶다. 우리네 삶은 조선 시대 기준으로 보자면 애양민에도 못 미치는 삶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도 늘 양반입네 하고 폼 잡고 살았던 것을 심히 부끄럽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