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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ㅣ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모두가 극찬하는 책에 대해 서평을 쓰려니 부담이 되네요. 하지만 나름대로 연암에 대해서는 꽤 관심이 있던 터라 한마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 책 재미있습니다. 내용도 충실하고요. 하지만 모든 것을 유목의 관점, 그것도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유목 좋아하고 들뢰즈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유목의 함정에 발목 잡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이 책을 비난하려는 건 아닙니다. 박제된 천재 박지원을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만든 공헌 지대합니다. 그렇지만 박지원이 과연 그렇게 탈 중세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100퍼센트 동감하기는 힘듭니다. 한 사람에 대한 최대의 칭찬은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비난이 함께 할 때 더 돋보이는 건 아닐까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쉽게 욕하기는 힘들지만 그럴 때 그 사람은 더 빛이 나는 것이 아닐까요? 좋은 책입니다. 하지만 왠지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한편으로 지울 수 없는 건 왜인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