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라이프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열림원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익숙하지만 낯선 소설이다. 소설 속 공간들 또한 그렇다. 공원이며, 직장이며 모를 것이 없는 공간들이지만 이 소설 속에서의 공간들은 마치 안개처럼 붕 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묘한 이질감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루키의 소설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하루키에게 부족한 현실감이 넘쳐난다. 작가는 20대 젊은이의 내면, 그것도 조직 체계에 묶여 살 수밖에 없는 청년의 내면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플라워스에 등장하는 목욕탕 신은 특히 압권이다. 벗은 남자들의 근육질과 폭력, 그리고 미묘한 슬픔. 이런 소설을 읽고 나면 하루 종일 우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좋은 소설이 주는 선물이라고나 해 두자. 다음 소설이 기대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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