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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왼손 ㅣ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가치를 논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오래 전에 발간된 이 책은 이미 스스로의 가치를 세상에 증명했으니까. 뒤늦은 번역본을 읽는 심정이란 늘 그렇다. 남들은 다 아는 것을 나중에야 아는 것 같은 그런 심정.
이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예전에 읽었을 때에 비하면 이제는 어느 정도 낡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처음 읽었을 때는 놀라움 그 자체였지만 지금 보니 르 귄은 오히려 이 소설을 큰 어려움 없이 썼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오로지 머릿속에서만 나온 책이다.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현학적이고 관념적인 느낌은 좀처럼 지울 수 없다. 다음 번 읽을 때는 또다른 느낌을 받을 지 모르겠다.
그리고 하나. 시공사의 책은 늘 흥미진진하다.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많은 오타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책은 한 자리 수의 오타만을 기록했다. 나름대로의 진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좀더 열심히 책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지겹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