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대산세계문학총서 8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숙자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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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줄거리는 너무도 간단합니다. 예민한 형이 우선은 동생과 부인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관계는 곧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형의 상태는 그것을 확인한 뒤에도 좋아지지 않습니다. 형은 그것을 계기로 완벽한 삶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예, 이게 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주는 울림은 대단합니다. 마지막의 서간문을 제외한다면 이렇다할 어려운 문구들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이웃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감정의 과잉도 없지요. 짧게 짧게 끊어진 단락들은 이 소설이 신문에 연재되었던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려줍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조금씩 쌓여갈수록 독자의 마음 속에도 무엇인가가 쌓여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결론에 이를 무렵에는 깊은 한숨을 쉬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한숨에는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운 인간 존재의 고민까지도 들어있게 됩니다. 소설이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담담하게 흐르다가 독자의 가슴에 무엇인가를 팍하고 남게 하는 것, 쉬운 것 같은데 어렵습니다. 어딜 가나 정도는 걷기 힘든 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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