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니. 참 자극적인 제목이다. 그 제목에 끌려 샀다. 깊은 밤 사내들은 운다. 대놓고 낮에 울기는 뭐한 사내들이 밤에 운다. 언젠가 이 시와 비슷한 시를 읽은 일이 있다. 장난감을 손에 들고 눈물을 글썽이던 남자에 관한 시... [쓸쓸한 길]의 사내 역시 눈물을 흘리던 사내와 다르지 않다. 손공구 하나로 평생을 살아온 사내, 그러나 늘 주위의 타박만이 있을 뿐인 인생. 사내는 보일러공, 보일러 스위치를 넣고 박용래시전집을 읽는다.부끄럽다. 난 손공구 하나 제대로 만진 적이 없다. 시 역시 마찬가지다. 제대로 울어본 적은 있던가? 잘 모르겠다. 결국 나는 사내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낄 뿐이다. 손공구와 함께 한 삶, 적어도 추상적이고 무의미한 내 삶보다는 격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