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6
토마스 만 저자, 홍성광 역자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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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설을 읽고 나면 기운이 쭉 빠집니다. 게다가 토마스 만이 이 소설을 27세에 썼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의 앞가림하기에도 바쁜 나이인 27세에 4세대를 조망하는, 그래서 독일의 한 시대를 소설로 써보겠다는 야심을 가진 사나이의 노력의 결과는 독자를 전율케 하는군요.

이 소설의 장점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것에 있는 듯합니다. 소설은 오랜 세월을 담고 있음에도 막히는 곳 없이 잘 흘러갑니다. 많은 주인공들이 죽어가지만 소설가의 시선은 담담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은 그게 아니지요.

특히나 부덴부르크 집안의 마지막 아이인 하노의 죽음은 독자를 충격에 몰아 넣습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은 아이의 죽음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결국 몰락이란 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제가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은 하노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장면이었습니다. 음악에 뛰어난 감수성을 지닌 하노를 학교가 얼마나 망가뜨리는지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지금의 학교 풍경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는 게 더더욱 놀라운 게 되겠지요. 이제 <요셉과 그 형제들>에 도전해 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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