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느 이 책을 회사 자료실에서 빌려서 읽었다. 읽던 도중 나는 알라딘에 이 책을 주문해서 사고야 말았다. 빌려 읽을 수 있었던 책을, 다른 책의 서너 배는 비싼 책을 기어이 사고야 말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먼저 이 책은 내 안에 자리잡고 있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나는 무엇이든 많이 알고 싶어하는 욕심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속물적인 인간인 나는 그저 지식을 줄줄이 나열하는 책을읽기는 싫어한다. 지식을 풀되, 저자의 생각이 전체를 끌고 가고, 적당히 잘난 체하는 감정이 드러나면서 자신에 대한 은근한 환멸의 감정도 드러나는 그러한 책이야말로 내가 찾는 책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한 책이다. 저자는 자기가 잘 아는 것을 자신의 입맛에 맞춰 끌고 나간다. 그러면서도 행간에서는 저자의 고민, 즉 서구 역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거기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혹은 이 모든 것은 혹시 시대착오적인 것은 아닐까, 이 느껴지는 것이다.다 읽고 나서 생각했다(물론 이러한 책을 다 읽는다는 것은 별 의미는 없다. 이런 종류의 책은 끊임없이 참고되어야 할 서적이므로.) 왜 동양사상을 이렇게 다룬 책은 없는가 하고. 사람들이 동양보다 서양을 더 친숙하게 느끼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말로만 하는 우리 것 찾기, 신물이 난다. 기초에 충실하자. 이게 이 책을 읽은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