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통일 노동자당 소속으로 전투에 참전해 말로 다 못할 고난을 겪은 오웰은 21세기 서울에서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책의 번역자는 친절하게도 오웰이 소속했던 당을 통일 사회당으로 바꾸어 주었다. 오웰이 몹시 기뻐하겠지. 통일 사회당은 주류 세계와 결탁하여 통일 노동자당을 못살게 굴던 당니니까. 평생 당하고만 살던 오웰은 죽은 후에야 비로소 누군가를 공격하는 당에 속하게 된 것이다. 당을 바꿔준 번역자의 혁혁한 공로에 비하면 다른 잘못은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단어의 그릇된 사용, 비문의 등장 등이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실수 아닌가. 덕분에 오래간만에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틀린 문장 찾는 일은 재미있는 퍼즐 게임 같았다. 심심하면 다시 나타나는 오역은 책읽기의 즐거움을 두 배로 누리게 했다. 번역자님, 그리고 편집자님, 계속해서 수고해주세요. 시간이 나시면 교정도 좀 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