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원본 김기림 시 전집

원본 김기림 시 전집
김기림 지음, 박태상 주해 / 깊은샘 / 2014년 4월

깊은샘 출판사에서 나오는 원본 시집 시리즈는 한국 출판 역사에서 손에 꼽힐 만큼 중요한 작업이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 받아야 한다. 절판되거나 품절된 것도 하루 빨리 재간행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깊은샘 출판사와 원본 시집 시리즈 제작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100자평] 비누

비누 ㅣ 열린시학 시인선 1
이승훈 지음 / 고요아침 / 2004년 2월

<비누>는 이승훈의 시 세계가 시집 <인생>에서 시집 <이것은 시가 아니다>로 변모하는 길목에 놓이는 시집이다. 시와 산문의 경계를 지우면서 이승훈은 현대시의 종말을 고민한다.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자신의 의지를 표명한다. 의지만 남긴다.

[100자평] 초저녁

초저녁 ㅣ b판시선 5
하종오 지음 / 비(도서출판b) / 2014년 8월

시인은 이제 시간의 육체를 보는 나이. 그는 자신이 손가락을 세우고 눕히는 것에 따라서 세상이 일어서지 않고 쓰러지지 않음을 굳이 말한다. 시인의 사유는 욕망 없이 서늘할 뿐이고, 서늘해서 모든 존재의 관계를 드러낸다.

[100자평] 사막에서 리얼리즘

사막에서 리얼리즘 - 장성규 평론집
장성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6월

한국 리얼리즘 비평에서 가장 전위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비평. 지난날 염무웅이 백낙청의 민족 개념을 극복하면서 민중 개념을 제출했듯이, 장성규는 염무웅의 민중 개념을 최대한 생산적이고 문제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100자평] 생일편지

생일편지
테드 휴즈 지음, 이철 옮김 / 해냄 / 2003년 2월

내가 읽은 외국시 중 가장 위대한 작품. 기억이 어디까지 섬세해져야 시적인 구원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집. 시적인 구원이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애써 변명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직 당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언어를 찾는 것이 우리가 시를 읽는 이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