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토익 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심재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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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중앙일보장편 문학상 당선작이라니,이토록 쫀쫀하며 유쾌한데다 진득한 여운까지 남기는데 신인이라니,거짓말 하지마.신인답지 않은 내공은 둘째치고 진짜, 재미있다. 그게 이 책 최고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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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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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속적인 만족을 기대하지만, 어떤 장소에 대하여 느끼는, 또는 그 안에서 느끼는 행복은 사실 짧다. 적어도 의식적인 정신에게는 우연한 현상으로 보일 것이다. 즉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수용하게 되는 짧은 기간이다.-34쪽

미래에 대한 근심은 우리의 마음을 떠나지 않는 듯하지만, 정작 그것을 돌이켜보는 것은 안타깝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장소로부터 돌아오자마자 기억에서 제일 먼저 사라지는 것이 바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생각해보며 보낸 과거의 많은 시간, 즉 우리가 있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낸 과거의 많은 시간일 것이기 때문이다.-37쪽

실제 경험에서는 우리가 보러 간 것이 우리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때문에 희석되어 버린다. 우리는 근심스러운 미래에 의해 현재로부터 끌려나온다. 당혹스러운 신체적, 심리적 요구들 때문에 미학적 요소들의 감상은 방해를 받는다.-43쪽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적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 계속 묶어두려 한다.-85쪽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109쪽

우리가 시대나 엘리트 문제 때문에 고통을 겪을 때, 우리가 사는 행성에 다양한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들을 만나고, 이 땅에는 위대한 사람들과 더불어 초원에서 트시입하는 소리를 내는 밭종다리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206쪽

우리는 안개에 싸인 산의 도전은 존중하지만, 건방진 문지기의 도전은 용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228쪽

우리는 바다를 놓고 산을 깎은 힘들의 장난감이다.-242쪽

인간의 삶도 똑같이 압도적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태도로, 가장 예의를 갖추어 우리를 넘어서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은 아마 자연의 광대한 공간일 것이다. 그런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 삶을 힘겹게 만드는 사건들, 필연적으로 우리를 먼지로 돌려보낼 그 크고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을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242쪽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우리의 감수성은 수많은 요소를 향하게 되지만, 그런 요소들의 숫자는 그 공간에서 우리가 찾는 기능에 맞추어 점차 줄어든다.-3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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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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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찬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을 옮겨왔습니다. (원문)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밖에서 담배를 피워도 안 되고, 쓰레기를 버려도 벌금을 내고, 감시카메라 설치를 장려하는 등 왠지 모르게 사람들을 관리하려는 풍조가 강하다. 심지어는 스케이트보드나 자전거의 교통 위반에 벌금을 매기고 PC방에서 밤을 샌 것만으로 범죄자 예비군으로 취급하는 등 얼빠진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사소한 일에 벌금을 매기고 강제로 규제하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이런 식이라면 공중 화장실에서 화장지를 40센티 이상 쓰면 벌금이라든가 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어느 정도 이상이면 CD 5장 몰수라든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신경질 사회가 되어버릴 것 같다. 이런 것은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다.
(...) 당치도 않은 질서는 빌어먹으라는 거다. 근거 없는 규제를 지킬 필요는 없다.”


- 마츠모토 하지메, 가난뱅이의 역습 中`




마쓰모토 하지메는 이상한 남자다. 괴짜라고 부르는 게 더 좋을 듯도 싶다. 대학 시절, 요금을 멋대로 올렸는데 맛은 더럽게 없는 학교식당에 대항하기 위해 캠퍼스에서 한 그릇에 10원짜리 카레를 멋대로 팔아 치우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세상을 유쾌하게 뒷통수 때려주는 일에 늘 앞장서왔다. 롯본기 힐즈의 오픈날엔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나베 파티를 벌였고, PSE 법안에 반대하기 위해 이동식 마루를 트럭 뒤에 끌고 다니며 그 위에서 밥을 해먹고 술 파티를 벌이는 '가정식' 데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DJ가 음악을 틀고 댄서들이 교차로에서 춤을 추고, 하드코어 밴드가 등장하고 사람들은 한바탕 어우러져 들썩들썩 가난뱅이들의 축제를 연다. 세상에, 이렇게 즐겁고도 창의적인 데모라니!

현재 재활용 가게 '아마추어의 반란' 5호점 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참 다양한 방식으로 부자들을 조롱한다. 이 책은 그가 말하는 아마추어, 또 세상 모든 '가난뱅이'를 위한 메뉴얼이다. 첫장부터 가난뱅이로서, 가난해서 못하지만 '공짜로' 사는 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부자들을 악의적으로 비난하거나 공격하며 관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방식은 아니다. 남에게 폐끼치지 않는 가난뱅이가 되는 것. 경찰도 때로는 친구이고 동료가 되고, 품위에 목숨을 걸고 탁상공론 외엔 관심이 없는 위정자들을 향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 세상 모든 가난뱅이와 아마추어, 루저들과 서민들을 위한 축제. 한바탕 즐겁게 놀고, 가급적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것. 그 꿈의 방식이 서툴고 가볍다고 해서 누가 과연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이것은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88만원 세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가난뱅이와 아마추어
이 책을 읽지 말아야할 사람 : 선거 결과와 당적 외엔 관심 없는 정치자, 같은 가난뱅이를 혐오하는 가난뱅이, 정전사태의 책임을 전기를 낭비한 국민의 책임으로 전가시키는 보수 언론, 무조건적인 '독설'이 지성인양 착각하는 논리 없는 진보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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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하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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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난 이 글을 미스테리라고 부를 수 있는지 자신이 없다. 관점에 따라 이토록 시시각각 다르게 받아 들여지는 글이 또 있을까. 빤한 미스테리에 지쳤다면 정말로 추천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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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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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인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인간이 되는 건 (이따금 정말 그런지 아닌지 미심쩍은 경우가 있다고는 해도) 가능합니다.-31쪽

나는 부처님 일이라면 잘 알지만 문학이라든가 그런 방면의 일은 별로 잘 알지를 못해. 그나마 가장 잘 아는 건 경전이지. 경전이 뭔지는 알고 있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록해둔 것인데, 그것도 문학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해. 어떻든 고마운 말씀이 가득 들어 있으니까 문학 같은 것이겠지. 아, 아닌가?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셨으니 고민 같은 건 없으셨을 텐데.-40쪽

문학이라는 것은 고민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만들고 쓰는 거 아니던가? 그걸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고민이 많은 사람 아닐까? 문학이 맡은 일을 잘해줘서 사람들의 고민이 없어진다면 그 다음에는 나처럼 부처님 일만 생각하며 살 것이고, 그건 참으로 좋은 일 아닐까?-40쪽

나는, 당신이, 몹시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아직 소설을 써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는 소설이라는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 그 멋진 세계를 이제부터 천천히 걸어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몹시 부럽습니다.-47쪽

당신은 소설을 쓰기 위해,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이곳에 찾아 왔는데 오히려 소설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별 수 없습니다. 당신은 소설을 쓰는 데는 아무 쓸모도 없는 지식을 지나치게 많이 알고 있습니다.-72쪽

글이 잘 써지지 않았던 것은 내 마음 속에 '반드시 잘 써내겠다'라는 불순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혹은 이 훌륭한 문장을 익혀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세상의 인기를 얻어내겠다는 마음이 섞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126쪽

'소설'이란 소설의 원천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소설을 만드는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건 기존의 다른 소설이 아니라 '소설 우주'의 주변에 있는 별똥이나 가스 같은 언어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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