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절판


'삶'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인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인간이 되는 건 (이따금 정말 그런지 아닌지 미심쩍은 경우가 있다고는 해도) 가능합니다.-31쪽

나는 부처님 일이라면 잘 알지만 문학이라든가 그런 방면의 일은 별로 잘 알지를 못해. 그나마 가장 잘 아는 건 경전이지. 경전이 뭔지는 알고 있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록해둔 것인데, 그것도 문학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해. 어떻든 고마운 말씀이 가득 들어 있으니까 문학 같은 것이겠지. 아, 아닌가?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셨으니 고민 같은 건 없으셨을 텐데.-40쪽

문학이라는 것은 고민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만들고 쓰는 거 아니던가? 그걸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고민이 많은 사람 아닐까? 문학이 맡은 일을 잘해줘서 사람들의 고민이 없어진다면 그 다음에는 나처럼 부처님 일만 생각하며 살 것이고, 그건 참으로 좋은 일 아닐까?-40쪽

나는, 당신이, 몹시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아직 소설을 써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는 소설이라는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 그 멋진 세계를 이제부터 천천히 걸어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몹시 부럽습니다.-47쪽

당신은 소설을 쓰기 위해,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이곳에 찾아 왔는데 오히려 소설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별 수 없습니다. 당신은 소설을 쓰는 데는 아무 쓸모도 없는 지식을 지나치게 많이 알고 있습니다.-72쪽

글이 잘 써지지 않았던 것은 내 마음 속에 '반드시 잘 써내겠다'라는 불순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혹은 이 훌륭한 문장을 익혀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세상의 인기를 얻어내겠다는 마음이 섞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126쪽

'소설'이란 소설의 원천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소설을 만드는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건 기존의 다른 소설이 아니라 '소설 우주'의 주변에 있는 별똥이나 가스 같은 언어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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