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책을 사도 별로 후회하지 않는 편이다. 세상에 건져낼 것이 없는 책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만 반쯤 그 책 자체가 아니라 다른 선택에 의해 등 떠밀려 구입하게 되면 가끔, 가끔 후회하기도 한다. 이 노트 세트가 그랬다. 단언컨대 나는 노트를 주는 게 아니었다면 이 세트를 결코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쯤 참고할만한 필기법이지만 새롭고 독창적인 필기법은 아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한 선생님 정도는 오답노트를 이렇게 적도록 가르쳤기 때문에. 이미 알던 필기법에 다빈치노트라는 이름을 붙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별을 두 개 주는 것은 노트 자체는 퍽 잘 쓰고 있기 때문이다. 노트 단권, 또는 책 단권만 판매하지 않는 상술에도 나는 기분이 불쾌하다. 책은 신선도가 떨어지고, 노트는 괜찮지만 세트 가격을 생각하면 돈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