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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인 일정으로 이리저리 분주하게 보내다가 첫 미션부터 큰일날 뻔.

어쨌거나, 제대로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알라딘 신간평가단 11기, 소설 파트에서 활동하게 된 달찬이라고 합니다 :)


하루가 다르게 수은주는 올라가고, 여름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5월ㅡ

유난히 행사도 많은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떤 소설들이 새롭게 찾아왔을까요?





2012년 5월, 

여름처럼 찾아온 4권의 신간 소설 이야기



 # 1. 알랭 드 보통, 정이현 <사랑의 기초>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가 만난다면? 한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젊은은 남녀 작가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만났습니다. 사랑에 대해 가볍고 유쾌한 성찰로 우리에게 늘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철학소설가, 알랭 드 보통. 그리고 <달콤한 나의 도시> 등의 작품으로 젊은 층의 큰 공감대를 얻어냈던 정이현. 이미 '사랑'에 관해서는 정평이 나 있는 두 작가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써내렸다는 장편입니다. 알랭 드 보통과 정이현은 어떤 사랑, 또 어떻게 다른 시선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츠지 모토나리와 에쿠니 카오리가 연애하는 기분으로 써내렸다는 <냉정과 열정 사이>처럼 가슴을 뜨겁게 해줄 연애 소설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 2. 메도루마 슌 <물방울>


메도루마 슌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다른 유명한 일본 소설가들의 이름에 비한다면, 이 작가의 작품은 다소 생소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수상한 아쿠타가와 상의 무게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묻혀있던 고전도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의 92번째 소설은 바로 이 책입니다. 메도루마 슌이 아쿠타가와상 수상했던 표제작 <물방울>을 비롯하여 <바람 소리> <오키나와 북 리뷰> 등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직 메도루마 슌의 글을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 작가, 제목을 참 예쁘게 뽑아내는 것 같습니다. 예쁜 제목만큼 문체 역시 색채감이 창 풍성하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도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지는 오키나와의 풍경이 이 소설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라고 합니다. 한 권을 읽고 나면 오키나와의 말간 하늘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그런 소설이 되지 않을까요. 이 역시도 이번 달 기대 소설 중 하나입니다 :)



  # 3. 모리스 르블랑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흔히들 추리 소설은 사람을 타고 취향을 타는 장르 문학으로 분류를 합니다. 하지만 취향도 아니고 굳이 추리소설을 즐기는 것이 아니어도 뤼팽, 즉 흔히들 말하는 '루팡'에 대해선 많이들 알고 있을 겁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추리소설을 가끔 즐겨보는 저에게도 이 이름은 너무나 낯이 익고 대단합니다. 

세계 모든 괴도들의 아버지, 괴도 전설의 창시자! 아르센 뤼팽의 새로운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더 이상 읽을 뤼팽 시리즈가 없어서 읽던 책 읽고 읽고 또 읽으며 울고 있던 매니아들에겐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원작자인 모리스 르블랑이 발표하지 않았던 유작이라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팬들을 설레게 하는 것은 이것이 뤼팽 시리즈의 유일무이한 '로맨스'라는 사실입니다. 아르센 뤼팽의 이름으로 만나는 마지막 모험, 또 마지막 사랑. 서서히 달아오르는 이 5월에는 이 멋진 괴도 손님과 함께 오후를 보내보는 게 어떨까요:) 역시 이번 달 신간 기대작입니다.



  # 4. 조정래 <외면하는 벽>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쪽이 묵직해지는 이 작품들은 모두 조정래씨의 소설입니다. 수많은 명작들을 창작한 조정래 소설가는 문학계의 거성이나 거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듯 싶은데요. 이토록 대단한 대작가에게도 문장 하나하나에 쩔쩔매고 땀을 빼던 습작생, 또 청년 작가 시절이 있었을 겁니다.

<외면하는 벽>은 작가 조정래의 청년 시절 소설들을 모아둔 작품집입니다. 이미 1999년에 조정래 문학전집에서 <마술의 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이 이번에 개정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전 작품들의 옷을 갈아 입히고 문장을 다듬어서 다시 읽는다는 것은 새 작품을 읽는 재미 못지 않습니다. 똑같은 글이지만 세상에 나왔던 70년대, 또 소설집으로 출간된 90년대 세기말은 분명히 다른 느낌으로 읽혔을 겁니다. 2012년에 새롭게 개정되어 나오는 <외면하는 벽>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종이는 낡아도 작품의 가치는 변하지 않고, 좋은 문장은 시대와 상관없이 독자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그때 느낀 그 감동을 기대하며, 이번 달 신간 기대작에 올려봅니다.





나름대로 글을 꼼꼼하게 쓰려고 노력은 했지만, 어떻게 읽혀졌는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닥치는대로 읽고 닥치는대로 책을 사서 모으는 재주 밖에는 없는 사람입니다. 혼자서 들춰보던 책장을 이렇게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정말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

지금까지 달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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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제정신 -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산다
허태균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착각에 대한 유쾌한 즐거움. 가식 없고 빤하지 않은 심리학 에세이는 언제나 유쾌하다. 일상적인 '착각'들을 심리적인 해석으로 풀어냈다. 내가 착각하지 않는다는 것도 착각이다. 하지만 착각은 신이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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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2 - 진짜 프로야구팬이 선택한 유일한 스카우팅 리포트
김정준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매년 가장 잘팔리는 프로야구스카우팅리포트 1위를 고수하는덴 다 이유가 있다. 컨텐츠도 알차고 본연의 리포트에도 충실하다. 올해 야구 준비는 이 책 한 권이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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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덕의 불운
싸드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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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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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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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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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토익 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심재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선 아마도 상당한 오해가 있을 듯 싶다. 토익 만점 수기라는 말에 혹해서, 혹시? 하는 마음으로 구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선 말리고 싶다. 이 글은 진짜 의미에서의 '토익 만점 수기'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보면 튀어 나오는 '실전을 쌓고자 애썼고 교재는 주로 어디를 참고했으며...' 운운하는 만점자들의 어드바이스 같은 것과는 거리가 오억 광년은 멀다. 이 책엔 어드바이스도, 만점을 위한 실전 노하우 같은 것도 없다. 필승 비법도 없다. 이건 그냥 소설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구입하기 전부터 대략적인 정보는 가지고 있었다. 중앙장편문학상 3회 수상작이고, 당시 신문에서는 작가가 문학부 기자를 하다가 일을 그만두고 소설쓰기에 매진했으며 실제 자신이 호주에서 어학 연수를 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써냈다는 기사가 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설가가 되겠다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다는 작가의 이력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체험을 참고했다는 이야기에 상당한 흥미를 느꼈었다. 그래서 책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다. 이제야 겨우 구매하게 되었지만, 무튼.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정말이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재미있다는 말은 개인차가 있으니 공정하지 못한가. 그렇다면 달리 말해보자. '다 볼 때까지 펼친 책장을 덮기 힘들 정도'의 소설이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잠이 오질 않아 슬쩍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읽는 순간까지 나는 끝내 책장을 덮지 못했다. 화장실도 안 갔다. 이 정도로 푹 빠져서 읽는 글이 정말로 오랜만이어서 다 읽고 난 후에도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 엇, 하는 사이에 다 읽었다고 하면 옳은 표현일까. 그 정도로 재미있다. 재미만 있을까. 흡입력도 굉장하다.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해도 전달력이 떨어지면 소용이 없다. 일단 읽을 수가 없는 글이 대체 무슨 감동을 주고 재미를 준단 말인가. 그런 면에서 심재천은 정말로 신인답지 않다. 독자를 내내 자기 작품에 붙들어 묶을 수 있는 내공이라니. 아이유의 애교 뿐만이 아니라 이런 게 조련이다. 독자를 능수능란하게 조련하는, 그래서 작품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조련'.


이 책의 소재는 신선하지 않으며 동시에 신선하다. 이렇게 느끼게 되는 이유는 이 책의 주된 소재가 '토익'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토익이란 말은 이제 너무 지겹다. 수능 직후부터 토익은 주구장창 우리 주변을 습격하고, 취업을 하고 가정을 가지고 나이를 먹어도 지겹도록 들려온다. 대학을 가도 토익, 취업을 할 때에도 토익, 승진을 준비해도 토익, 이직을 준비할 때도 토익, 자식 걱정에도 토익. 뭐든 하여간 다 토익이다. 토익 점수 얼마를 따야 어떤 직장엘 가고 어떻게 승진을 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부터 토익은 미국의 장사수단에 불과하다는 다소 비난조의 이야기까지, 토익은 정말 곳곳에서 튀어나오며 우리를 괴롭힌다. 


이러니 토익 자체는 사실 신기하지 않다. 그런데, 이 글의 토익은 신기하다. 절대로 토익을 잘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지 말라고, 포기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분명 이 글의 주인공은 토익 점수를 올려 만점을 받고 싶어하고, 그때문에 정말 황당무계한 (스스로 마리화나 운반책이 되고 재배 농장에서 인질을 자처하는 등의) 행동을 일삼고 있지만 그게 이 글의 본질은 아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어떨 땐 정말 비열하고 안됐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속이 다 상할 정도로 공감이 간다. 모의 시험에서 800점이 넘은 주인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면서 '왜 슬퍼하고 있는 건지' 이해를 못하는 스티브도, 토익도 음모론의 일부에 불과하며 다 됐으니 넌 나한테 한국어나 가르치라는 태도의 요코도 너무나 이해가 간다.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는 상황이 우습다. 우스운데, 이상하게 자꾸 슬프다. <나의 토익 만점 수기>는 그런 글이다. 웃고는 있는데 눈물이 난다는 말은 정말 이럴 때 쓰는 모양이다. 웃는데, 나는 기쁜데, 자꾸 눈물이 난다. 그건 이 주인공이 너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 도처에 있다. 토익 990점이 '당연해야하는' 사람들은. 그게 꼭 눈 두 개 달린 것처럼 자연스러운 그런 사람들은.



책 속에서는 토익 990점 만점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눈 두 개 달린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글은 눈 두 개 달린 사람들을 위한 글이 아니다. 때문에 눈 두 개 달린 사람으로 인정 받고 싶은, 토익 만점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글이기도 하다. 이 글은 오히려 눈이 하나 뿐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눈은 하나 뿐이고, 토익 점수는 반토막이며, 반토막난 토익 점수로 매겨진 인생 등급 역시 그리 높지만은 못한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양말 하나의 은혜로 이단에 몸을 던진 아버지, 아폴로 13호교를 믿고 있는 요코, 누구보다 달콤한 '풀'을 재배하면서 아내와 2년간 대화 한 번 하지 못한 스티브. 

그들의 인생점수는 반토막이다. '눈 두 개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에서 그들은 모두 외눈박이다. 하지만 맛있는 바나나를 먹는 데에 눈은 별로 필요없다. 평양식 물냉면을 먹기 위해서, 2년간 별거한 부부가 한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 반드시 눈이 두 개일 필요도 없고 토익 만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삶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너무나 다양하고 그게 꼭 토익일 필요는 없는 거다. 남편과 대화를 하지 않아도 한국어를 배우는 속도는 빠를 수 있고, 아내와 대화를 못하고 한국어 배우는 속도는 느릴지언정 키우는 바나나는 맛있을 수도 있는 거다. 토익 점수 좀 부족하다고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 눈이 하나 없다고 죽는 것도 아니다. 

그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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