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열다섯번이나 되는 삶이 좀 많이 복잡해서 새로운 삶이 시작될때마다 일어나는 일들을 메모하면서 읽었다. 타임슬립 장르를 좋아하는데 신선한 접근이었다. 천년동안 열다섯번의 삶을 다시 살아간다니. 만약 나에게 다시 처음부터 살아보겠느냐고 한다면 난 딱 싫을것같다.
태국의 동굴에서 실종된 축구소년들 뉴스를 보면서 희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열흘동안 어둠속에서 음식도없이 있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침착하고 헤맑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하는 어린 소년들. 누군가 구하러 와줄거라는 굳은 희망과 용기가 없었다면 보일 수 없는 태도였다. 앞으로도 완전한 구조까지 몇달이 걸릴 지 알 수 없다는데 소년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https://youtu.be/muOtdMpBteM
공교롭게도 엘래나페란데의 <잃어버린 아이이야기>를 읽은 후 읽게되어 사라진 아이와 그 부모의 절망감이 겹쳐졌다. 그러기에 주인공의 심리에 조금의 공감도 가지않았다. 때론 소재가 주제에 앞서기도 하는데 저자가 이 소재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좀 의아했다. 연속된 우연과 인간 운명의 비극성을 말하고자했다고 해도 이런 소재였어야했는지. 다만 스토리와 심리묘사를 풀어가는 스타일은 상당히 좋았다.
한반도 해빙모드로 인해 월드컵 열기가 없다고 걱정하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역시 월드컵은 월드컵이다. 점심시간에 월드컵 얘기로 대화의 꽃을 피웠다. 월드컵은 국가주의를 금기시하는 독일마저도 마음껏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는게 허용되는 시기다. 남미에서 축구는 종교다. 왜 수많은 스포츠 중에서 하필 축구가 세계인의 가슴을 이렇게 뛰게 하는 걸까. 4년에 한번씩 월드컵때만 축구를 보는 나같은 사람마저도 매경기마다 감동을 한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정치적 역사적 맥락을 지닌 문화라고 말하는 이 책은 축구를 기술적 측면보다는 스토리로 볼수있게 해준다. 축알못들에게 내가 꼭 권하는 책이다. PS. 어제 잉글랜드와 파나마 경기에서 6:0으로 끌려가던 파나마가 월드컵 첫출전 첫골을 넣었을 때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하던 파나마 응원단과 그걸 전세계 축구 중계진이 축하해주던 장면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서부 해안 연대기 구판은 MMORPG 게임스러운 표지로 인해 르 귄의 광팬인 나도 소장하기 주저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미 읽었지만 르귄시리즈의 박스와 한 세트인 이 상품을 거부할 순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