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차일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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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읽을 때 설명된 것만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되서 몰입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F를 좋아하는 이유는 답답한 현실을 넘어서 새로이 구축된 세계속에서 인간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러드 차일드에 등장하는 외계인에 대한 설명은 이해가 안되서 처음에는 몰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호함을 견디고 난 이후에는 작가의 상상력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 있어서 이 폭염도 잊을수 있을 정도였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이야기들은 SF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특히나 미국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지는 흑인이며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통렬하고 깊이있게 관찰된 인간들이다.
단 한편도 버릴 것이 없는데..
작가가 편견에 놓여있던 경험때문인지 '불러드차일드'와 '특사'에서는 이질적인 존재들과의 공존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물론 그 공존은 어쩔수 없는 현실과의 타협으로 여겨지는데 중요한 것은 생존임을 일깨워준다. '말과 소리'는 분노사회에 대한 은유로 여겨졌는데. 수록된 단편중 가장 비주얼적으로 느껴져서 영화화되면 좋겠다 싶었다. '저녁과 아침과 밤'의 안내인, '특사'의 통역사 등 중간인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흑인여성SF작가라는 독특한 지위에서의 경험이 녹아있는 듯하다.

나는 커다란 분홍색 공책속에 숨었다. 두꺼운 공책이었다. 그 속에 나만의 우주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나는 마법의 말이 될 수도, 화성인이 될 수도, 텔레파시 능력자가 될 수도 있었다. ...
그곳에서 나는 여기만 빼고 어디에든 있을 수 있었고, 자금만 빼고 어느 시간에나 있을 수 있었으며, 이 사람들만 빼고 누구와도 있을 수 있었다. (에세이 "긍정적인 집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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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테루의 환상의 빛은 2014년에 읽은 최고의 책이었다. 도서관에서 어렵게 구해 읽은 책이 2015년에 다시 발간된다는 소식이 너무나 반가웠더랬다.

 

난 뒷모습에 집착하는 편이다.

어린시절. 출근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것이 엄마와의 마지막이면 어쩌지하고 혼자 훌쩍이곤 했었다. 

애인과 데이트하고 헤어질때면 가급적 내가 먼저 뒤돌아섰다. 애인의 뒷모습을 보면 다신 못 만날것 같았기 때문이다.

책 환상의 빛에는 가슴이 무너지는 뒷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치매에 걸려 돌아오지 않은 할머니, 기차길에서 자살한 전남편, 고기잡이 나간 옆집 할머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환상의 빛을 보러 가면서 책에서의 그 장면들이 어떻게 묘사가 되었을지 궁금했다.  

영화는 아름다운 시 한편을 영상으로 찍어낸 것 같았다. 허위허위 걸어가는 할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 출근 길의 남편을 배웅하는 아내의 모습을 먹먹하게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의 빛은 치유의 이야기다.

천진하게 뛰어노는 두 아이의 모습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고 속삭여 준다.

 

 

내친김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았다.

원작인 요시다 아키미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와는 전체 줄거리를 같지만 소소한 차이를 보여준다. 만화에서는 관찰자 입장인 스즈가 중심이라면 영화에서는 첫째인 사치가 중심인물로 보인다.

따라서 스즈의 에피소드가 많이 축약되어 있긴 한데 가족의 결합이라는 주제는 유사하다.

영화는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어찌보면 밍숭맹숭하다고 할 수 있으나 문득문득 눈물이 차오르는 장면들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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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부터 헬로라이프 스토리콜렉터 29
무라카미 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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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에 입학하던해 너무나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읽었던 ˝69˝의 기억을 떠올리며 무라카미류의 신작인 이 책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제목부터 느껴지는 신파스러움 때문에 오랫동안 읽기가 망설여졌다. 그러나 앞의 두편을 읽고 난 후, 그건 나의 기우였을 뿐이었다. 역시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와 `69`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그 무라카미류였다.
파지줍는 노인을 볼때마다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 나이기에 두번째 작품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한번`은 크게 공감을 하며 읽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버티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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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억들 Medusa Collection 4
토머스 H. 쿡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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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쩌자고 이런 절망적인 글을 쓴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하기에는 절망의 크기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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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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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블러바드의 켄 브루언이 안데르센을 만나서 탄생한 것 같은 작품. 잔인하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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