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 삶을 이해시키다. - 서사문학의 이해

서사문학의 이해 ㅣ 고려대학교출판부 인문사회과학총서 31
오탁번, 이남호 지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1999년 9월

인간은 이야기를 사랑한다.  천일 야화에서 임금이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처형을 미룰만큼 재미있는 것. 그것이 서사의 본질이다. 영화관에서 만나는 웅장한 장면도 서사에서 출발한 것이고, 친구들과 나누는 수다 속에 등장하는 소소한 경험담도 서사이다. 내 일기장 위에 쓰여진 일기와, 어느 날 보낸 편지도, 서사이다. 넓은 의미에서 서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모든 곳곳에 존재하며, 그렇다고 본다면 서사를 이해하는 것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해 주는 일종의 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사 문학의 이해는 좁은 의미에서 '소설'을 분석하는 한편, 넓은 의미의 '서사'를 다루는 것을 잊지 않는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삶의 다양한 서사들을 새롭게 인지하게 될 것이며, 또한 학창시절에 배웠던 문학 이론들의 보다 발전된 형태를 접하게 될 것이다. 서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를 통해 자신이 읽었던, 혹은 앞으로 읽게 될 서사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많은 도구들을 이 책에서 발견하고 적용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겠다.

누구나 인생을 산다. 누구나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의미를 찾는다. 역시 누구나 글을 읽고, 또 그 글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이해의 깊이는 모두 다르다. 삶을 보여주는 서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독자는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데에서도 역시 깊이를 보여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