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것은 - 문정희 시에세이
문정희 지음 / 생각속의집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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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의 글은 힘이 있고 섹시하다.

이 책은 힘보다 부드럽고 인간적인 향기가 흐르는 글의 묶음이다. 시+에세이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관계로 보통 사람들 보다 책을 많이 읽는 나는 손에 잡히는 책의 느낌을 중시하는데, 그런 면에서도 이 책은 내 마음에 들었다. 디자인도 예쁘다.

내가 이 책을 펼치며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의 궤적'을 떠올린 것은 뭣 때문일까?

그녀도 놓치고 살았던 그녀 자신이 간헐적인 신문기고 등을 추척한 일본의 80년대생 아주 젊은 남자 편집자의 노력이 시오노 나나미를 감동시킨 명작이다. 이 책의 저자 서문을 읽다가 시인이 언급한 출판사의 노력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그 생각이 난 것이다. 




문정희 시인의 오랜 팬인 나는 지난 가을 민음사에서 출간된 그녀의 시집 <응>을 샀는데, 그 시집에도 없는 <응>이란 시를 바로 이 책 <살아 있다는 것을>에서 발견하고 마냥 행복했다. 동명의 시는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섹시한 누나 문정희다운 표현으로 빛났다. 나 보다 24살이나 많은 띠동갑 언니가 마냥 좋다.




시인이 좋아서 책을 샀지만 이번에 출판사가 더 좋아졌다.

책이 참 예쁘다. 그리고 책을 구입하자 선물로 예쁜 책갈피가 따라와서 기분이 훨씬 더 좋아졌다.

무겁지 않지만 든든한 문장들...

남자인 내가 읽기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여성스러운 책이지만...

돌아가신지 282일째를 맞은 내 어머니를 생각나게하는 시인의 은근한 사모곡들은 감정이입이 되었고, 과거에 남긴 시인의 글을 통해 현재의 내 아내를 이해할 수 있는 힌트도 얻었다.

아무튼 형편없는 책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이런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토요일 오후, 집 앞 카페에 아내와 마주 앉아 이 책을 읽었다.

이런 독서의 느낌은 참으로 개운하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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