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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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민세문집(민음사세계문학전집) 완독의 첫발은 제75권 위대한 개츠비였다.
어쩌다보니 그것을 시작으로 민세문집 전권을 완독하게 되었으니 큰 애정을 갖고는 있지만 개운하지 못한 뒷만은 어쩔 수 없었다.
영미 문학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사람 중에 위대한 개츠비를 추켜 세우는 사람을 많이 봤지만 정작 내가 읽은 그 책은 어렵고 암울할 뿐이었다.
'왜 이렇게 재미 없는 거야?'하는 생각을 하면서 인류 보편적인 명작이라는데 공감하지 못하며 그저 세월과 문화 탓일까 싶었다.
그러한 생각을 뒤집어 준것이 문동문집(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 제7권 위대한 개츠비였다,
민세문집 완독의 허무함을 달래고자 새로운 독서 목표로 문동문집 완독을 계획 했는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위대한 개츠비가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처음에는 그저 아는 이야기를 읽기 때문일까 싶었는데, 전에 읽던 민세문집 75권을 펼쳐 놓고 부분부분 비교해 가며 읽어보니 글맛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때서야 나는 번역자 이름을 확인했고, 멋진 글발로 나를 매료 시켰던 소설가 김영하가 뉴욕 현지에서 시간 꽤나 소모했던 작품임을 알았다.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겠지만 내가 소장한 민세문집, 문동문집 번역서와 영문 펭귄문고판을 놓고 소설의 도입부를 나란히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보다 어리고 쉽게 상처받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한 마디 해주셨는데,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 않다는 걸 말이다."
아버지는 더 이상은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우리 부자(父子)는 언제나 신기할 정도로 말없이도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고, 나는 아버지의 말씀이 그보다 훨씬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지금보다 어리고 민감하던 시절 아버지가 충고를 한 마디 했는데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
"누군가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그 이상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아버지의 말이 훨씬 더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advice that I've been t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He didn't say any more, but we've always been unusually communicative in a reserved way, and I understood that he meant a great deal more than that.


이 짧은 문장만으로 전체를 평가하기는 벅차겠지만 김욱동 선생님의 학자적 번역인 민세문집 보다는 김영하 선생님이 현지와 현재의 분위기를 가미한 문동문집 번역은 훨씬 부드러웠다.
원문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우리 국어를 적절하게 활용한 번역은 책의 뒷부분에 남긴 작품 해설에서도 그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종종 가벼운 책선물로 민세문집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위대한 개츠비를 선물하곤 했었는데, 앞으로는 문동문집 위대한 개츠비를 더 많이 선물하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오랜만에 문동문집으로 다시 접한 '위대한 개츠비'는 등장인물의 화법이나 부드러운 스토리의 전개가 돗보이는 작품이었다.

매우 주관적인 글일 수 있지만 다음 독서를 위해 이 정도만 메모...
아무튼 김영하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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