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아름다운 시를 발견하면 그 시인의 모든 것을 사랑하곤 했었다.
매우 단순한 나는... 시가 그 시인이고, 노래가 그 가수이며, 눈빛이 그의 마음이어야 했다.
오늘 아침, 차윤정 교수가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의 환경부본부장&홍보실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별정직 1급 공무원으로 꽤나 영광스런 감투를 쓰게 된 것이다.
오래 전에 S선생님의 말씀을 듣다가 그녀의 책 '신갈나무 투쟁기'를 알게 되었고, 그녀가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녀의 같은과 선배였다는 Y형을 통해 다시금 소개도 받았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Y형은 처음 만났을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는데, 나는 또 다시 혼란스런 생각을 한다. 힘들 때나 외로울 때 친구처럼 참 따뜻한 우정과 위로를 나눠 온 Y형의 실체 또한 따로 있는건 아닐까 하는 고통스런 의심마저 들었다.
불편한 마음을 담아 SMS를 보내니, Y형은 '좀 더 지켜보자'는 답장을 보내왔다.
더 지켜볼 가치도 없다는 나의 메시지가 손가락에서 한없이 맴돌지만 참고 또 참았다.
어떤 선택 하나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한다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차윤정의 글과 메시지와 눈빛들이 온통 거짓이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자 나는 아침 식사를 도무지 할 수가 없었다.
불편한 기분에서 벗어나고자 바비 킴의 Happiness를 반복해서 듣고 또 들어 보지만 위로는 되지 않는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T형님께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라며 선물했던 기억도 고통스럽다.
日急空無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