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초부터 이 책을 권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읽어야 할 책은 충분히 쌓여 있고, 다른 읽고 싶었던 책들도 많은 데다, 이 책이 특별히 끌리지도 않았기에 읽기를 원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가까운 선배님이 선물이라며 들려 주시던 것을... 그 형님도 그것이 생일 선물로 받은 책임을 잘 알기에 이렇게 직접 구입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펼친 책이었으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참으로 매력적인 책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제목도 끝내주게 적절한 것 같았다. 삼성을 생각한다. 그 이상의 제목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김용철 변호사의 반성과 책임의식을 포함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책이라는 느낌이 진하게 다가왔다.
우리 사회의 돌아가는 속내를 거침없이 파고들어 간 것이 제법 위험한 책임에는 틀림 없으나 단지, 시니컬한 비판 보다도 희망의 메시지와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유쾌했다. 그리고 삼성의 문제가 대한민국의 문제임을 느끼게 했다.

"황제식 경영이 통하기에는 삼성그룹의 규모가 너무 커졌다. 한국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벌 그룹에서 한 사람이 독점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설령 권력의 정점에 있는 총수가 대단한 통찰력과 판단력을 지녔다고 해도 그렇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전자산업과 조선 산업,병원,보험,증권 등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리덧ㅣㅂ을 행사할 수는 없다. 게다가 총수의 지배권이 세습될 경우, 계속 뛰어난 사람이 물려 받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삼성의 한국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너무 큰 까닭에, 우연히 무능한 사람이 삼성을 이끌게 되면 한국 사회 전체가 위험해 진다. 이런 위험을 계속 방치해야 하나." (271쪽)

이명박의 747론 생각나게 474쪽에서 맺음하는 이 책...
결코 얇지 않은 책, 버리고 싶은 내용은 전무하지만 한 꼭지 골라 내라면 바로 위의 글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2MB 보다 훨씬 골 때리는 2JY의 시대가 슬슬 다가오는 것에 대한 짜증의 강도가 쎄졌고, 반부패 시민혁명에 동참하고 싶어졌다.

삼성에서 아무리 거액을 줘도 초청할 수 없었던 나훈아의 한 마디 "나는 대중 예술가다. 따라서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하겠다. 내 노래가 듣고 싶으면, 공연장 표를 끊어라."와 같은 표현들을 보면 독자들은 김용철 변호사의 나름대로 객관성 있는 호불호에 따라 어떤 사람을 다시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수 많은 스타와 수많은 악당(?)들을 구분해 주는 위험한 매력도 넘친다.

누구나 책을 펼치면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들에 깊이 빠져들 것만 같다.
결코 삐딱한 글이 아니다. 책을 덮으며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을 가졌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탄남자 2010-05-09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193쪽6줄 증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