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영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8
미하일 레르몬토프 지음, 오정미 옮김 / 민음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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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불행한 기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길러진 건지, 처음부터 신이 그렇게 만들어 놓으신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단지 제가 다른 사람에게는 불행의 원인이며, 저 자신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만을 압니다. 물론 그 사람들에겐 전혀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인걸요. 어렸을 적에 가족의 감시에서 벗어나게 된 순간부터, 전 돈으로 살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미친 듯이 쫓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쾌락들은 혐오스러운 것들이 되어 갔죠. 그런 뒤엔 상류 사회로 뛰어들었지만, 마찬가지로 곧 그 세계에 질려버렸습니다. 세련된 미녀들을 사랑했고 그들에게서 사랑 받았지만. 그 사랑은 제 상상력과 자존심을 격분시킬 뿐이었죠. 제 마음은 텅 비었어요······. 저는 책을 읽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만, 학문에도 넌더리가 났죠. 명예나 행복은 학문에서 비롯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란 멍청이들인 것이고, 명예란 행운이 따라야 하는 문제여서,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민첩해야 하는 것뿐이었죠.그러자 지루해졌습니다······. 저는 곧 카프카스로 발령을 받았죠. -58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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