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가난으로부터 구할 것인가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9년 7월
절판


독일에서는 국민의 겨우 12퍼센트만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을 때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등록했다. 반면 오스트리아에서는 무려 99.98퍼센트에 달한다. 독일인과 오스트리아인은 문화적 배경에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어째서 오스트리아인들은 그토록 장기 기증에 열성적인 것일까?
(중략)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의 범위를 조정하는 일에 새롭게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경제학과 법학 교수인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테인은 '넛지'라는 책을 공통 집필 했는데, '디폴트'를 이용해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는 일을 옹호하는 책이다. -102~103쪽

로마 황제 비텔리우스는 공작 수천 마리의 뇌수와 플라밍고 수천 마리의 혓바닥으로 식사를 했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도덕적 타락의 증거로 이야기 한다. 그런 초대형 요트를 보유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그것이 너무 가혹한 판단 같다면, 먼저 그런 배를 사들이고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생각해 보라.
(중략)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기후 변화를 고려해도 거대한 요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비난을 돌리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요트라는 이름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 배들은 풍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며, 큰 엔진과 펌프로 움직인다. 따라서 막대한 디젤 연료를 소비하며, 대량의 온실가스를 대기 주에 내뿜는다. 예를 들어 엘리슨의 '라이징 선'은 4개의 엔진으로 구동하며, 이 엔진들은 각각 풀파워 상태에서 시간당 548갤런의 연료를 쓴다. 따라서 이 배를 움직이려면 매시간 2천 192갤런의 연료를 써야 하다. 한 시간만에 '라이징 선'은 보통의 미국인 운전자가 디젤 엔진의 폭스바겐 제타를 거의 7년 동안 몰며 쓰는 것과 맞먹는 연료를 써버리는 것이다. (*엘리슨=오러클의 CEO)-214쪽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단지 상품을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람이 인생을 돌이켜보며 자신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의미있다고 여기는 일은 남들을 위해 자신이 사는 곳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든 일이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거예요. 내가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동기 부여가 세상에 있을까요?" (헨리 스피라의 발언)-232쪽

조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한 경찰은 그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조든의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길을 가다가 아이가 물에 빠진 걸 보면, 지체 없이 뛰어들어야 옳죠······.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데 무슨 훈련이 필요한가요?"-22쪽

그때 그는 아무도 타지 않은 차량이 궤도를 이탈한 채로 철길을 따라 굴러 내려오는 것을 본다. 아래쪽 철길을 보니, 한 꼬마가 철로에서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다. 탈선한 차량이 곧 덮칠 텐데, 밥이 기차를 멈출 수는 없고, 아이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밥이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밥은 철로 변경 스위치를 돌려서 굴러 내리는 차량이 아이를 비껴가게 할 수는 있다. 그러면 차량은 바로 그가 부가티를 갓길에 세워둔 철로로 옮겨서 굴러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겠지만, 열차는 썩은 목책을 부수고 갓길로 뛰어들어 부가티를 덮칠 것이다. 부가티로 인해 자신이 얻는 즐거움, 게다가 재정적인 안정감을 저버릴 수 없는 밥은 스위치를 돌리지 않기로 한다.-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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