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 톡톡 치면 팍팍 나오는 현장판 생각놀이
강우현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몇년 전, '남이잡상'이란 책을 통해서 강우현 선생님을 처음 접했다.
그 책의 사진들을 통해 변화된 남이섬 풍경을 보면서 그저 그런 추억의 관광지를 회상하는 정도의 의미로 독서를 했기에 쉽게 잊혀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상상망치'는 느낌이 좀 달랐다. 관광 사업이라는 것과 디자인을 전공한 경영자라는 특성이 발휘된 것도 장점이겠으나... 최근에 출간된 윤석금 회장이나 이승한 회장과 같은 경영자들의 자화자찬식 책들을 보면서 식상해 하고 있는 내게 큰 영감을 주는 책이 아닐 수 없었다.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오십 년 전 기억까지 끄집어 낸 두툼한 프롤로그에서부터 한 인간의 지극히 인간적인 성장 과정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본문에 들어서 상상에 상상을 낳는 포인트 스토리에 빠져들다 보면 하늘의 별자리와 색종이의 조화로운 표현법에 빠져들 수 있다. 글씨 보다는 그림으로 순식 간에 몇 페이지 넘기다 보면 장문의 프롤로그에서 정체된 독서의 부담감도 많이 사라진다.

아이디어란 '생각 속 무한으로의 산책'이다.
그저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는 자유, 논리와 개념의 굴레를 벗고 상상의 나라로 헤엄쳐 가는 기분. 생각의 나라엔 만유인력도 없다. 그러나 무한한 상상도 실현시킬 의지가 없으면 공상 아니면 망상이다. 생각하나 마나, 허사로구나. (54쪽)


디자이너 출신의 CEO답게 모든 편집이 자유로운 형식을 보여준다. 사진은 기본이고, 만화의 형식, 시의 형식, 메모의 형식이 적절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

남이섬의 케치프레이즈는 다음과 같다.
1. 개발하지 않는다. 왜? 더 망가질 수 있으니까...
2. 투자받지 않는다. 왜? 주인이 바뀔 수 있으니까...
3. 계산하지 않는다. 왜? 문화 예술로 장사할 생각 없으니까...

물론 겨울연가라는 걸출한 드라마가 있었고, 혼자만의 역량도 아니겠지만 그가 대표로 취임한 뒤에 적자에 허덕이던 유원지 남이섬은 성공한 관광지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상상력의 리더십은 주목 받는다.
여의도 면적의 20%에 지나지 않는 145,000평에 둘레길이 6Km 작은 섬이 기적과 같은 성공을 일궈낸 것이다. 나는 오래 전 남이 섬의 기억을 접고 다시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어 졌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1999년 여름 수련회, 2004년 가을 여행이 있었으니 5년 주기로 한 번씩 도전해 볼만한 곳으로  마음이 쿰틀대기 시작했다.



남이섬의 실천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벤치마킹 하지 않는다. 왜? 다른 곳 흉내내지 않기 위해...
2. 교과서적 발상을 무시한다. 왜? 진짜 좋은 아이디어는 책에 안나오는 거니까...
3. 맨손으로 해결한다. 왜? 돈으로 안되는게 어디있니? 생긴대로 써먹고 승부하기 위하여...

남이섬의 DNA는 Design & Action의 D&A라는 강우현 사장...
관광지가 아닌 직장으로서 그곳은 정년이 80세라서 더욱 멋지고 부럽다.

수 많은 말장난과 상상력의 세계...
한국적인  현장판 생각놀이가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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